UX 디자이너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
2020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그 해 5월 UX 에이전시에 입사하였다. 약 2년 8개월간의 근무를 끝으로, 2023년 1월 31일 자로 퇴사하였다. 이번 글은 나의 지난 회사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이다.
간단한 목차 :)
01. 직무를 UX 디자인, 회사를 UX 에이전시로 선택했던 이유
02. UX 에이전시에서의 생활
03. 앞으로의 계획
첫 번째 커리어를 왜 UX 에이전시로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많고 많은 디자인 분야 중 UX·UI 디자인으로 선택한 계기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려 한다. 2013학년도에 학부 체제인 대학으로 입학해, 세부 전공을 선택하지 않은 채 신입생이 되었고, 이듬해 3개의 학과 중 '시각디자인학' 전공을 선택하였다. 전공 수업에는 UX·UI 디자인도 일부 포함되어 있었지만, 주로 편집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정보디자인 성격의 수업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주변 학우들의 멋진 작업물이 나의 눈을 즐겁게 했고, 나 역시 전공 수업을 재밌게 들으며 신나는 학교 생활을 했다. 그러다 문득 3학년 전공 수업시간에, 왜 저 작업물이 '더 멋진 디자인'인지 납득되지 않았던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A가 더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왜 B가 다들 멋지다고 하는 거지?"
('멋진 디자인'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 맥락에서 말하는 멋진 디자인에 대한 예를 들자면, 비싼 값을 주고라도 '사고 싶은 디자인'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분명, B가 멋진 디자인인 이유에 대해 교수님이 설명하셨지만, 당시에 완벽하게 납득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왜 그 디자인이 멋진 디자인인지 조금 더 명확한 근거가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하던 중에, 2018년 말에 좋은 기회로, 라이프 스타일 분야 스타트업에서 인턴 경험을, 2019년 말에, 에듀테크 분야 스타트업에서 프리랜서를 경험하였다. 라이프 스타일 스타트업에서는 지금의 런드리고, 세탁특공대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인 '런드리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험을 하였고, 에듀테크 스타트업에서는 웹 페이지, 테스트 페이지, 문제풀이 페이지 등 서비스 전반의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였다.
두 경험을 합쳐도 6개월 남짓되지 않았던 짧은 경험이었지만, A처럼 설계하면 안 되는 명백한 이유, B처럼 디자인해야만 하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했던 이 직무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들이었다. 또한 이 직무에서는 비즈니스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인간의 삶에 방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여담이지만, 직무를 선택한 시기에 방영한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의 주연 배우들의 멋짐이 직무 선택에 0.1% 정도의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하다.. :)
여기까지가 많고 많은 디자인 분야 중 내가 UX/UI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직무를 선택한 것 같기도 하다. MBTI로 따지면 'ST' 성향, 실제로 내 MBTI는 ISTJ이고, 주변 UX 디자이너들 중 ISTJ가 은근히 많다.)
에이전시를 선택한 이유는 생각보다 그리 근사하지는 않다. 아마 에이전시를 선택한 모든 사람들과 동일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나의 이유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였고, 당시에 어떤 도메인이어도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집단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이왕이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집단에 들어가고 싶다는 목표가 에이전시를 선택한 이유이다. 실제로 약 2년 8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였고, 3년 전 내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에이전시가 뭐 하는 곳이야?"라는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에이전시는 고객(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에 맞춰 제품을 디자인하는 집단이다. 이렇게만 말하면 굉장히 수동적인 집단처럼 보일 수 있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초기 전략에 대해 기획하거나 전반적인 방향을 컨설팅하는 등, 능동적인 업무도 종종 수행하곤 한다.
이번 챕터에서는, 지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떤 프로젝트를 경험했는지, 그리고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1) H사 : 전기차 충전소 내 서비스 콘셉트 개발
본 프로젝트는 입사하자마자 참여한 첫 번째 프로젝트로, 전기차 충전소에서 차량을 충전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연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 사용자 리서치 프로젝트로, UX 리서치 프로세스 전반을 경험해 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Stakeholder's Interview, Expert's Advice, Online Survey, In-depth Interview 등 정성, 정량적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Segment를 분류해, 각 Segment의 Journey를 그려보았고, 최종적으로 서비스 콘셉트 아이디어를 도출하였다.
(2) M사 : 명상 서비스 2.0 UX 리뉴얼
본 프로젝트는 실무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UI 설계 프로젝트로, 기존 명상 서비스 M사를 분석해 사용성을 개선하고, 신규 기능을 추가해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명상과 미디어에 대한 Research, As-is 사용성 분석, VOC 분석, 콘텐츠 분석, Survey 분석(휴면 회원), 경쟁사 분석 등을 진행하였고, 분석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UX 콘셉트 정의, IA 및 UI 설계를 진행하였다.
(3) H사 : 전기차 플랫폼 POC 구축 (E-mobility)
본 프로젝트는 싱가포르에서 전기차 시장을 검증하기 위한 POC 프로젝트(POC, Proof Of Concept = 개념 증명)로, 비싼 비용으로 인해 전기차 구매 시 부담을 갖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구독 형태로 제공해, 초기 구매 가격 부담을 낮춘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기차를 사용하는 고객의 운행 및 배터리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미션도 갖고 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차량 정보를 확인하고,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고객 앱과 전기차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시각화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관리자 페이지 설계를 담당하였다.
(4) H사 : Smart Workplace(스마트 워크플레이스) 솔루션 구축
최근 다양한 형태로 근무 환경이 변화하면서, 많은 기업에서 스마트 워크플레이스를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워크플레이스란 지정된 좌석이 없는 형태로, 출근 시 사용자가 원하는 좌석(형태 및 위치 등)을 예약해서 앉거나, 회의실 예약, 카페 주문, 방문객 등록 등 업무에 있어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솔루션이다. 2020년 하반기에 첫 번째 프로젝트를 G사 사옥에 출시한 이후, 좋은 평가를 받게 되어, 2021년 상반기에 두 번째 프로젝트를 A사 사옥에, 2021년 하반기에 세 번째 프로젝트인 플랫폼 서비스까지 연속해 3번의 프로젝트를 출시하였다.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디바이스(WEB, APP, Kiosk, Wall Pad)에서의 설계 경험과 다양한 기능(좌석 관련 기능, 회의실 관련 기능, 식당 및 카페 주문 관련 기능, 방문객 신청 관련 기능 등)에 대한 설계를 진행하였고, 첫 번째,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고객 APP을, 세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직원들을 관리하는 구독사 관리자 페이지, 구독사를 관리하는 플랫폼 관리자 페이지에 대한 설계를 담당하였다.
(5) T사 : 차량용 내비게이션 서비스
본 프로젝트는 차량 내비게이션에 T사 서비스를 내장하는 프로젝트로, 차종·모델마다 다른 디스플레이 크기, 브랜드사의 요구사항, 차량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나는 B사의 내비게이션을 담당하였다.
(6) L사 :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본 프로젝트는 문진, 건강검진, 라이프로그(Moving Data)와 유전자(Unmoving Data)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영양제, 식품, 운동용품 등)을 추천받고, 추천받은 제품을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는 헬스케어 버티컬 커머스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헬스케어와 버티컬 커머스에 대한 Research, 이후 초기 방향성을 정의하였고, 사용자(고객) UI 설계를 담당하였다.
(1) 여러 도메인에서 다양한 역할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다.
모빌리티, 헬스케어, 이커머스, SI 솔루션 등의 다양한 도메인을 경험하였다.
WEB, APP은 물론이고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프로젝트를 통해 Kiosk와 Wall Pad, T사 프로젝트를 통해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의 설계를 경험하였다.
M사 프로젝트를 통해 Native App, L사 프로젝트를 통해 Hybrid App, H사 프로젝트를 통해 WEB App 등 다양한 개발 방식을 경험하였다.
L사 프로젝트를 통해 IoT 기기(디스펜서)와의 인터랙션 설계를 진행하였다.
전기차 충전소 내 서비스 콘셉트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UX Research 전반의 프로세스를 진행하였다.
M사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서비스에 대한 As-is 사용성 분석을 진행하였다.
E-mobilty 프로젝트를 통해 서비스 소개 페이지 제작을 경험하였다.
T사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시스템 구축을 경험하였다.
그 외, 기능 정의서 작성, 요구사항 정의서 작성, 푸시 알림 스트링 작성, WBS 작성, 단위테스트 진행, 사용 매뉴얼 작성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였다.
(2) 다수의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H사, HA사, L사, T사, 스타트업 등 다양한 회사, 또 그 회사에 속한 수많은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다. 어떤 직무에서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중요하기에, 이 경험은 나에게 큰 자산이 된 것 같다.
(3) 각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와 툴을 경험할 수 있다.
다수의 회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었고, 고객사에 맞춰 툴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다양한 툴을 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화상회의의 경우 Zoom, G사 Meet, S사 Knox, H사 Autoway Meet을 사용하였고, 디자인 툴도 매한가지로 다양한 툴을 사용하였다.)
그 외, 생활이나 복지에 대한 장점은 생략하겠습니다.
(1) 식어가는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
착수한 프로젝트가 구축성(신규) 프로젝트인 경우,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출시 시점'까지 계약하곤 한다. 출시 시점, 즉 프로젝트의 계약이 만료되면, 내가 설계했던 프로젝트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잘 사용하고 있는지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바로 다음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된다. 이런 구조이기에, '잘했다'는 감정보다 '끝났다'라는 감정만 남게 되고, 점점 '그냥 문제없이 끝내기만 하면 된다'라는 태도로 변하게 된다. 그렇기에 기획 및 설계 시, 고민도 예전보다 덜 하게 되고, 그냥 '습관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마주했을 때 느꼈던 예전의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없을까? 나는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팀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하루를 잡고 회고하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것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잘한 점은 서로가 칭찬해 주고, 고쳐야 할 점은 다음 프로젝트에서 하나의 목표가 되어, 충분한 동기부여(미션)의 역할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다 같이 '회고 데이'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2) 없어져 가는 사내 교류
같은 팀과 같은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은 같은 팀이어도 다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경우도 존재하곤 한다. 각각 독립되어 다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시기에는 출근하면서 “안녕하세요” 이후 한마디도 하지 않고 퇴근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부 직원들은 “너무 회사가 조용하다.”, “너무 교류가 없다.” 등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물론 조용한 회사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용한 것과는 별개로 '교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은 회사생활에서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타개할 방법은 없을까? 토스에서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 챕터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도, 프론트엔드 직무의 사람들은 프론트엔드 챕터, 디자이너 직무의 사람들은 디자이너 챕터로 구성되고, 이 챕터에서는 본인이 담당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주기적으로 교류한다고 한다. 이처럼, 같은 프로젝트를 하지 않더라도, 같은 직군의 동료들과의 교류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면 어떨까? 동료들과 내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스스로 좋은 회고가 될 것이고, 다른 동료들의 프로젝트를 듣는 것은 간접적으로나마 좋은 인사이트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일 것으로 예상된다.
(3) 잦은 야근
나는 다른 직원에 비해 거의 야근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에이전시의 아쉬운 점에서 '야근'을 빼놓고 말하기는 어렵다. 에이전시만 야근이 많은 게 아닌데, 왜 '에이전시=야근이 많다'가 공식이 되었을까? 물리적으로 업무량이 많아서도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인한 잦은 수정 업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구체적인 상황을 예시로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곤 한다.
A : "저번 미팅 때 A안으로 결정해 주셔서 A안으로 진행하였습니다."
B : "아 제가 그랬었나요?, 지금 보니까 B 안이 더 좋아 보이네요, B안으로 진행해 주세요."
이 대화를 해결할 방법이 존재하긴 할까? 100%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나는 최대한 전화나 대화 형식의 커뮤니케이션은 피하고 메일이나 업무용 채팅(슬랙 등)을 활용했다. 메일이나 업무용 채팅은 글을 작성하는 사람도 글을 읽는 사람도 '수정'과 '반복'이 포함된 행동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생길 일이 적고, 가장 큰 장점은 기록이 남는다는 것이다. 회의의 경우, '회의록'을 작성해서 고객에게 회의가 끝나면 곧바로 보내, 회의록의 내용에 대해 고객도 인지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 보자.
아쉬웠던 점을 작성하는 것이 제일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작성하지 않으면 솔직하지 않은 것 같고, 작성하면 '불만쟁이' 이미지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회사이건 아쉬운 점은 당연히 존재하고, 이와 같은 아쉬운 점을 고민하고 타개할 방법을 같이 모색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작성하기로 결심하였다 :)
2년 8개월간의 회사 생활을 끝으로, 퇴사한 지 20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퇴사 이후에 무엇을 할지 설정해 놓은 앞으로의 내 계획에 대해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내년인 2024년까지, 나에게 크고 작은 4가지의 목표가 있다.
다음 달인 2023년 3월부터 국내 UX 대학원에 입학할 예정이다!
다른 회사로 이직할지, 대학원에 진학할지 굉장히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도전해 보기 어렵다는 생각과 함께, 좋아하는 이 직업을 깊이 있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석사 과정에 도전해보려 한다. 이 밖에도 대학원을 선택한 여러 이유가 존재하는데, 이 이유를 나열하면 또 하나의 긴 글이 될 것 같아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다음 브런치 글로 작성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독서 습관화를 돕는 독서 기록 서비스'를 앱스토어에 출시할 예정이다! (iOS Only)
2020년 7월부터 지금까지 약 3년간, 업무 외 시간을 할애해 나는 대학 선후배와 팀을 구성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2020년 하반기에는 건강 관리를 돕는 헬스케어 서비스 <파마씨>를, 2021년 상반기에는 요리가 미숙한 초보 요리사를 위한 레시피 서비스 <마마돈워리>를 디자인 포트폴리오 사이트인 Behance와 노트폴리오에 콘셉트 디자인으로 업로드하였다. 이후, 2022년 상반기부터 진행한 세 번째 프로젝트, <책잇아웃>은 실제 앱으로 개발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Phase 1에서는 나의 독서를 기록하는 앱의 역할로 출시될 예정이고 (서비스의 catchphrase는 “당신의 독서, 기록되고 있나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 이후 Phase 2에서는 다른 사용자와 연계한 기능을 확장해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 역시 출시 직전에 '출시 스토리' 를 별도로 브런치에 작성할 예정이다.
올해, 20개의 브런치 글을 발행할 예정이다!
'20개'라는 목표는, 글을 꾸준하게 작성해 보자는 나만의 작은 다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브런치를 쓰려고 할까? 그 이유는 해가 거듭될수록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회사 생활에서 후회하고 있는 점이 있는지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내가 한 일을 꾸준히 기록하고, 내가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라고 답할 것 같다. 단순히 "어떤 프로젝트를 했다", "어떤 책을 읽었다"를 넘어, 한 것과 읽은 것을 나만의 언어로 정리했다면, 나에게 더 많은 데이터(자산)가 남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 말하는 데이터는 UX 디자인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UX 디자인은 결국, 축적해 놓은 데이터, 즉 논리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쟁점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데이터를 모으냐는 것도 중요한데, 단순히 남이 생각하고 정의한 내용을 내 메모장에 옮겨 놓는 것이 아닌, 사소한 내용이어도 '나만의 언어'로 재정의해보는 연습을 한다면, 나만의 단단한 데이터베이스로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근에 시청한 <셜록현준님의 유튜브>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등장한다.
셜록현준님의 유튜브 <2023년 이제 변화하고 싶다면 : 송길영의 2023 생존법>
"책을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너한테 떠오르는 네 생각이 중요한 거다"
"우리는 각자의 생각을 알고 싶은 것이지, 다른 사람의 생각이라면 그건 검색하면 나오는데"
물론, 회사에 다니면서 기록하는 것을 시도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스타그램에 부계정(uxstorage_)을 만들어 리서치하면서 발견한 인사이트 있는 기능들을 캡처해서 올리거나, 노션에 TIL (Today I Learned) 페이지를 만들어, 오늘 내가 배운 것들에 대해 기록해 보곤 하였다.
하지만 의지 부족으로 꾸준하게 진행하지 못하였다. 만약 입사 초로 돌아갈 수 있다면, "퇴근하고 집에서 해야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업무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오늘 내가 한 일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앞으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꾸준하게 작성할 예정이다!
외부 공유 가능한 범위로 현재까지 진행한 프로젝트를 개인 사이트에 올릴 예정이다.
일부 프로젝트를 대학원에 지원하면서 포트폴리오로 만들었지만, 이 밖에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지 못한 프로젝트를 외부 공유 가능한 범위로 개인 사이트에 올릴 예정이다. 개인 사이트에 올리면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느낀 점이나, 개선하면 좋을 법한 내용들을 작성하면 좋을 것 같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이번 글에 담았다. 아마 평생 '내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혹여나 내 생각이 틀린 건 아닌지, 내 글의 수준이 낮아, 보는 사람들이 실망하지는 않을지, 내 생각들로 하여금 타인을 불편하게 만든 건 아닌지 등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성격에, 내 생각을 진지하게 전달(작성)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 생각들과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을 조금씩 표현하려 한다. 내가 부족했다면, 부족한 점을 개선해 더 성장하려 한다.
이 글에 적은 내 모든 이유들이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이다.
제 브런치와 제 생각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