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말했다, 어른이 되는 게 참 힘들다

30대의 무게와 60대의 시선, 그리고 세대를 잇는 응원

by 김종섭

작은 아들은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신혼이다. 어제 아내와 통화하는 소리를 우연히 들었다.

“엄마, 어른이 되는 게 힘드네.”

그 한마디가 내 마음 깊이 남았다. 내가 그 나이였을 때를 떠올렸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 시절은 지금처럼 고물가에 시달리지 않았고, 취업 경쟁도 덜했다. 물론 세상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노력하면 길이 열렸고, 그만큼 보답이 돌아오던 시대였다.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건 두려움보다 기대가 앞서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다르다. 취업은 숨 막히고,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며, 월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결혼과 육아는 ‘용기 있는 선택’이 됐고, 조기 퇴직 이야기가 30대도 입에서도 나온다. 청년 실업률은 매번 최고치를 기록하고, 불확실한 미래가 매일 헤드라인이다. 아들의 “어른 되기가 힘들다”는 말은, 개인의 넋두리가 아니라 시대가 낳은 공통된 무게다.


그 말을 들으며 마음 한쪽이 묵직해졌다. 젊은 시절 나는 그런 무게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돌아보니, 그 무게가 결국 내 어깨에도 얹혀 있었다. 그때는 사회가 조금 더 단단했고, 나 또한 버틸 힘이 있었을 뿐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 무게를 피해 가는 게 아니라 품에 안고 걸어가는 것이다.


나는 30대에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파트를 마련했고, 40대에는 아이들을 유학 보냈다. 50대 되던 해 캐나다에서 가족과 합류했다. 그곳에서 앞뒤 정원이 있는 집을, 집값의 80% 이상을 지불하고 샀다. 지금 생각하면 꿈같은 이야기다.


그 시절엔 열정이 있었고, 사회도 그 열정에 보답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부부가 함께 벌어도 빠듯하고,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간다. 인터넷 속도가 조금만 늦어도 불평이 나오고, 물건은 ‘당일 배송’이 아니면 늦다고 느낀다. 세상은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대가를 요구하는 세상이 됐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꿈은 결코 젊은 날에만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60대에는 60대 만의 속도와 모습으로 꾸는 꿈이 있고, 무엇보다 아들이 힘들다고 말하는 이 시대를 묵묵히 살아내는 그 힘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나는 안다.


나는 그날, 아들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 매일 한 걸음씩 걸어가는 힘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며 나아가는 네 모습은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 너의 무게를 나는 알고, 언제나 네 편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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