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다시 꿈꾸려면 건강을 지켜야 한다

캐나다에서 아픈 현실을 마주하며 배우는 60대 건강 관리 이야기

by 김종섭

아파도 참아야 한다는 말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며칠 전, 아내가 갑자기 고관절 통증으로 몸을 가누기 어려워졌다. 평소보다 훨씬 심한 통증에, 걸음조차 제대로 디딜 수 없었다. 2주 전,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에게 진료를 받고 소염제와 진통제로 구성된 2주 치 약을 받아 약국에서 수령했다. 의사는 “진통제를 복용하며 재활훈련을 해보라.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2주 후에 CT와 MRI를 진행하자.”라고 말했다.


오늘이 바로 그 2주째 되는 날이었다.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향하는 내 마음은 무거웠다. 진료실에 들어가자 패밀리 닥터는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MRI를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그 한 마디가 기약 없는 검사 날짜를 의미한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몰려왔다. 아내가 고통 속에서 몸을 비틀고 있는데, 절차 때문에 바로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이 마음을 짓눌렀다. 한국이 그리워지고, 캐나다에 대한 회의감이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의 특징 때문이다. 여기서는 스페셜리스트 진료를 받기 위해 반드시 패밀리 닥터의 소견이 필요하다. 병명과 검사 종류에 따라 실제 진료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크게 달라진다. 어떤 경우는 6개월이 지나야 겨우 검사 순서가 돌아오고, 심지어 1년 이상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물론 증상이 심하면 패밀리 닥터에게 다시 가서 긴급성을 요청할 수 있지만, 한국처럼 바로 전문의를 만나 진단받는 속도 있는 진료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럴 때면 ‘빨리빨리’ 한국 문화가 얼마나 편리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장점도 많다. 병원 진료와 수술, 검사의 대부분이 공공보험(Medicare)으로 무료다. 단, 약은 보험 적용이 안 돼 실비로 부담해야 한다. 약값이 부담될 수는 있지만, 문제는 돈보다 시간과 기다림이다. 게다가 별도의 간병인 없이도 병원에서 대부분 지원이 이루어진다. 한국에서 쉽게 찾기 힘든 서비스가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캐나다에서는 급하지 않은 통증이나 질병은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아프려면 참아내는 ‘인내력’도 필요하다.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한 의료 시스템이 바로 개입하지 않는다. 반대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라면 순식간에 긴급 치료가 이루어진다. 한국에서는 통증만으로도 진료와 검사가 빠르지만, 여기서는 의료 자원의 배분과 절차 때문에 바로 치료를 받기 어렵다.


그럼에도 아프면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돈을 써서라도 빨리 치료받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특히 60대 이후에는 병원을 외면할 수 없는 순간이 점점 늘어난다. 오늘 아내를 병원에 데리고 가며, 문득 “백세인생, 골골 80세”라는 말이 실감 났다. 젊을 때는 아픔을 잠시 참고 넘길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작은 통증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캐나다에서 건강을 지키려면 단순히 무료 진료만 믿지 말고,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하면 한국처럼 빠른 사설 진료나 여행 진료도 고려해야 한다. 아픔을 참고 버티는 것도 방법이지만, 나와 가족의 삶의 질을 위해 정보를 알고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아내가 진통제를 복용하며 조금이라도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렸다. 하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노년기의 아픔은 참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이제 단순히 아픔을 참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의료를 활용하고, 기다림 속에서도 마음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새겼다.


올해처럼 산책길을 많이 걸어본 적이 없다. 어제도, 오늘도 병원 진료 후 숲길을 걸었다. 아내가 아프니 벤치가 필요했고, 아프기 전에는 숲 속에서 벤치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건강의 소중함을 이렇게 절실히 느껴보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언젠가 우리 부부가 마주할 또 다른 통증과 질병의 순간을 생각하며, 나는 오늘도 준비를 시작한다. 백세인생을 향해, 고통을 견디며 살기보다는 지혜롭게 의료를 활용하며 살아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후 설계에서 건강이 가장 중요한 꿈 중 하나라는 사실이 절실히 다가온다. 요즘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60대의 꿈을 건강으로 먼저 돌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절박해졌다. 우리에게 건강이 없는 한 내일이 없다. 꿈은 있어도 내일이 없다면, 꿈을 더 이상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문해 왔다.좋은점도 많은데 왜 좋지 않은 의료문제만 가지고 글을 썼다는 것이다.전자에 의료비 무료라는 장점도 써다고 하니 병원에 가면 의료진들이 친절하고 보호자 없이도 간호할수 있는 간병인 제도와 중병일때에는 지속적인 관리등등 장점도 많다고 한다.아내의 말이맞다.다만,한국과 전혀 다른 의료 체계를 설명하다보니 단점 노출이 많이 된것이 사실이다. 장점도 있다는 내용으로 글을 바로 잡는다.


아내가 글을 읽더니 “왜 좋은 점은 빼고 불편한 점만 썼냐”고 했다. 돌이켜보면 맞는 말이다. 캐나다 의료에는 의료진의 친절함, 보호자 없이도 환자를 돌봐주는 간호 체계, 중병 환자에 대한 꾸준한 관리 같은 장점도 많다. 다만 한국과 다른 제도를 설명하다 보니 단점이 먼저 드러난 것뿐이다. 앞으로는 장점과 단점을 함께 담아 균형 있게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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