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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숲 속에서 뜻밖의 만난 보물, 버섯의 왕 이야기

숲길에서 만난 잎새버섯, 눈으로만 즐긴 특별한 발견

by 김종섭

언제나처럼 집 근처 숲길을 걷던 오늘, 숲 속에서 우연히 특별한 장면을 마주했다. 평소에도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 옆이나 그루터기에서 자라는 버섯을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야생 버섯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잘못 먹으면 독버섯일 수도 있어 대부분 그냥 지나쳐왔다.


그러던 어느 날, 동양인으로 보이는 부부가 작은 자루와 긴 장대를 들고 버섯을 채취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들의 행동을 보면서 ‘아마 지금까지 산책하며 본 버섯 중 일부는 식용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숲 속 풀잎이 나지 않은 땅에서, 거대한 꽃송이처럼 생긴 버섯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숲 속에서 발견한 잎새버섯.

그 버섯을 사진으로 찍어 인공지능(AI)에게 물어보았다. ‘버섯의 왕’이라 불리는 잎새버섯으로, 영어 이름은 ‘숲 속의 암탉(Hen-of-the-Woods)’, 일본에서는 산삼에 비유될 만큼 귀하게 여겨진다고 했다.


하지만 AI는 경고를 덧붙였다. “야생 버섯은 독버섯과 혼동하기 쉽고,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절대로 함부로 드시지 마세요.”라고 경고했다.


"버섯은 잘 먹어야 본전이다. 버섯은 알고 섭취하면 득이 되고, 잘못 섭취하면 독이 된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은 기억이 있다. 아무리 익숙한 버섯이라도 막상 눈앞에 두면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버섯의 왕’이라는 별칭이 주는 묘한 유혹 때문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아내가 말했다. “별것도 아닌 것에 괜히 미련 두지 말고 얼른 가자고요.”


왠지 AI의 답변을 듣고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다시 AI에게 “먹어도 괜찮을까?”라고 물어보았다. AI는 “사진 속 버섯은 그대로 두시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아깝지만 버섯을 그냥 두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숲에서 만나는 것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야 하는데, 숲길에서 괜한 욕심을 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옛날 어른들은 어떻게 산에서 자생하는 그 많은 버섯을 구분했는지 그 지혜가 존경스럽기도 하고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다른 식물에 비해 독을 가진 종류가 많은데도 용기를 냈을지, 아니면 경험으로 쌓인 버섯에 대한 믿음이었을지 궁금하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쉽게 종류를 확인할 수 있지만, 막상 먹으려 하면 ‘혹시 독버섯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앞선다. 아마도 옛사람들은 자연을 대하는 오랜 경험과 감각으로 버섯을 구분했을 것이다.


오늘 숲 속에서 마주한 잎새버섯은 결국 내가 가져가지 못한 보물이 되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으로 남긴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귀한 만남이었다. 자연이 내게 잠시 허락한 ‘보물 구경’이었으니 말이다. 숲 속에서 만난 이 작은 발견은 욕심을 내려놓고 감사하는 법, 그리고 자연과 거리를 두며 존중하는 태도를 새삼 깨닫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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