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춘 빗줄기 속, 신뢰할 수 없는 정보와 야생 버섯의 유혹
오늘은 비 오는 숲길을 처음 걸었다. 일부러 우중산책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잠시 멈춘 빗줄기를 따라 호수 주변 숲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길을 걷는 동안 가볍게 흩날리던 빗방울이 어느 순간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며칠간 내린 비 덕분일까, 숲은 생기로 가득 차 있었다.
숲길을 걷다가 발밑과 맞닿은 나무 하단에는 느티버섯으로 보이는 작은 보석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연이 만든 작은 신비 앞에서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독성이 강해 손끝만 스쳐도 위험할 수 있는 버섯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선함이 있는 자연 그대로의 버섯을 먹을 수 있다는 유혹이 발동하여 잠시 눈을 뗄 수 없었다.
버섯이 느티버섯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버섯에 클로즈업해서 찍고 AI에 물어보았다. 하지만 AI는 “느타리일 가능성이 있다”는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다. 설령 AI가 어느 정도 가능성을 제시한다 해도, 버섯을 잘 아는 사람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AI가 제공하는 정보가 항상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더구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만큼, AI보다는 사람의 눈이 정확하다.
한쪽에는 말굽 모양의 버섯도 모습을 드러냈다. AI도 말굽이라고 판단했지만, 100% 확신이 없기에 나는 오늘도 그냥 지나쳤다. 숲을 자주 걸으며 수많은 버섯을 봤지만, 확신이 없으면 그냥 지나치는 것이 최선이다. 마음속 유혹은 컸지만, 나는 미련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지인들은 숲에서 버섯을 채취해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독버섯일 가능성 때문에 나는 늘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눈으로만 봐도 몇 끼는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버섯이지만, 단 1%의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포기해야 한다. 특히 가을은 버섯이 가장 많이 고개를 내미는 계절이다. 이때는 식용과 독버섯을 구분하기 더욱 어렵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야생 버섯은 100% 확신 없이는 늘 위험을 동반한다.
때때로 포대와 긴 장대를 든 사람들이 숲 속에서 버섯을 채취하는 모습을 본다. 그 모습을 보면, 이 숲에는 분명 식용 가능한 버섯이 풍성하게 자라나는 터전임을 실감하게 된다.
차라리 비싸더라도 마트에서 버섯을 사 먹는 것도 안전하다. 확실히 안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유혹은 쉽게 포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숲에서 자라나는 야생 버섯의 신선함과 향기는 마트에서 파는 버섯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며칠 내린 비로 버섯들이 숲 속에서 고개를 내밀며, 그 유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숲 속 버섯은 인간의 것이 아니다. 만지기만 해도 위험한 독버섯이 있고, 동물들에게 주어진 일용한 양식이기도 하다. 자연이 준 작은 선물, 인간이 함부로 취할 수 없는 생명이라는 생각이 마음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비에 젖은 흙냄새 속에서 숲이 들려주는 고요한 숨결과 살아 있는 생명의 기운을 느낀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그 길 위에서 만난 오늘을 마음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