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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를 줍다

거지의 꿈

자유로운 영혼

by 김종섭

자유로운 영혼,

가진 것 없고 내려놓을 것 없는 세상이 자유로웠다.

게으름 때문일까,

휘청거리는 삶은 멈추어서지 않는다


욕망도 사치였다.

새로운 오늘도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가진 자의 나눔에 허기진 배를 채워 포만감만 하루 종일 남아 있길 바랬다.


오늘의 희망은

손을 내밀어 동정의 동전 한 잎 움켜쥐는 욕심이 전부이다.

어디선가 그윽한 향기가 느껴 와도

퀴퀴하게 진동하는 냄새가 삶의 향기였다


오늘도 여전히 목적지가 없다.

반겨 줄 곳 없는 ,

그곳이 변함없이 반겨주는 터전이었다.


아침에 무심히 게으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해가 떴다는 이유가 새롭지 않았다.


행세가 예사롭지 않은 사람.

영혼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사람.

그에게 우리는 거지라는 이름을 불러 주었다.

생각 노-트

아침에 창문을 열면 창문 사이로 쉴 새 없이 나드는 햇살의 입김이 온유한 하루를 약속한다. 하지만, 아직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는 겨울바람이 차갑기만 하다.


도심의 경계선이 시작되는 곳에 카페가 있다. 그곳은 유리벽을 통해 바깥세상의 풍경을 흥미롭게 내다볼 수가 있다.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시간대에 크고 작은 보따리를 앞뒤로 들쳐 메고 어디론가 분주히 떠나가고 있는 거지의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아침 일찍부터 향해 가는 목적지가 어디일까,

눈으로 보는 세상 모든 것이 비밀스러워 보인다.

동정심 때문일까, 궁금해야 할 관심의 이유는 아닐 듯한데 사소한 감정까지 개입이 되어 그의 행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가 눈에서 멀어질 때까지 초점 없는 시선으로 우두커니 창밖을 주시하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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