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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가면 게잡이 낚시가 있다

밴쿠버 발카라(Belcrra ) 게잡이

by 김종섭

며칠 전부터 게잡이를 생각해 냈다. 생각난 김에 컴퓨터를 열어 게 잡이에 필요한 피싱 라이선스를 인터넷 구매를 해 놓았다. 오늘 드디어 게 잡이를 실행에 옮겼다. 집 근처 중국인 마트(T&T)에 들려 게 낚시 미끼로 사용할 닭고기를 준비하고 밴쿠버 근교 발카라(Belcrra )라는 곳으로 향했다.


발카라(Belcrra )로 향하는 길목에 펼쳐진 산은 웅장하다. 만년설은 계절을 멈춘 채 도도하게 서있지만, 대지 표면에는 연일 성급히 찾아온 무더위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낚시는 손맛이라고들 흔히 이야기한다. 일반 낚시의 경우 어느 정도 지루함을 인내하면서 손맛을 기다려야 하는 것에 비해 낚시는 게망(Crab Trap) 수시로 던지고 걷어 올리기를 반복해 가면서 손에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은 물론 눈으로는 특별한 풍성함을 느껴갈 수 있는 흥미로움의 묘미가 주어져서 좋다.


캐나다는 낚시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을 한다. 바다낚시(Tidal waters fishing)와 민물낚시(Fresh water fishing) 다. 또한 관장하는 기관도 다르다. 바다낚시는 연방정부에서 관리하는 반면 민물낚시는 주 정부에서 관리를 한다고 한다. 모든 낚시는 피싱 라이선스가 있어야 낚시를 할 수가 있다. 피싱 라이선스 제도를 가진 나라는 캐 나다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인 미국과 뉴질랜드, 독일등 몇몇 국가가 이 제도를 운용한다고 한다.


라이선스는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가 있다. 보통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단위로 자유롭게 구매할 수가 있다. 나는 일 년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라이선스 구매하면 낚시에 관한 룰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규정에 위배될 경우에는 장비 압수와 벌금 혹은 구류까지 살 수 있는 엄격한 법을 적용받게 된다고 명시되어있다.

오늘 찾은 발카라(Belcrra )은 주로 아웃팅 하기 좋고 바다 주변으로는 넓은 피크닉 장소까지 마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명 명소이기도 하다.


게잡이를 할 수 있는 데크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몇몇 동양인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게망을 던져 놓은 상태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아내가 집에서 간단히 준비해온 김밥으로 늦은 아침 식사를 마무리하였다.

게망을 던져 놓고 채 십 분도 안되어 급한 마음에 게망을 거둬 올렸다. 게망( Crab Trap )에는 붉은색을 띤 레드 록 크랩이 딸려 나왔다. 우선 규정하고 있는 크기인지에 대해 확인을 해 보았다. 11.5cm 이상이라는 규정의 크기를 넘어섰다. 왠지 시작부터 예감이 좋다.


대략적으로 게의 종류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하지만 캐나다 밴쿠버 근교에서 잡히는 게는 두 종류에 국환 되어 있다. 하나는 몸집이 작은 붉은색을 띤 레드 록 크랩 (Red Rock Crab)이고 또 하나는 한국의 꽃게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하트 모양의 몸통을 지닌 던진 니스 크랩(Dungeness Crab)이라는 것이 있다. 레드 록 크랩일 경우에는 다리를 제외한 몸통 길이가 11.5 cm 이상, 던진 니스 크랩일 경우에는 16.5 cm 이상 개체만 포획할 수가 있다고 규정에 명시되어 있다. 하루에 잡을 수 있는 개체수는 4마리로 제한되어 있다. 또한 1인당 2개의 이상의 게망( Crab Trap )을 초과할 수가 없다.

방금 잡은 게를 미리 준비해온 플라스틱 통에 물을 담아 집어 놓았다. 한참 동안을 들뜬 마음에 암컷인지 수컷인지 확인 절차를 잠시 잊고 있었다. 암컷일 경우는 어장의 풍요와 산란이라는 생태계 번식을 위해 잡는 순간 바다로 즉시 보내주어야 한다. 기쁨도 잠시 우리가 잡은 게는 불행하게도 암컷이었다.


간혹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사람은 수컷 암컷 크기에 구분 없이 포획해서 가져가는 경우를 몇 번 목격한 적이 있다. 목격의 대상은 우연히 대부분 중국인들이었다. 종종 이러한 일들이 생기다 보니 먼 발취에서 지켜보던 관리인이 수상하다 생각이 들면 불시에 암행 검사를 한다고 한다.


게잡이를 끝낼 생각으로 게망을 정리하고 있는 도중에 수산청 직원으로 보이는 두 명의 정복을 입은 직원이 다가와 라이선스 확인 작업과 불법 포획을 했는지 여부에 관한 확인을 요구해 왔다. 직접적으로 직원이 내사해서 라이선스 요구를 하는 불시 검문을 받아본 것은 처음 경험해 본 일이 되었다.

3시간가량 게잡이를 하는 동안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바다표범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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