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을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낚시꾼이아닐까 싶다. 샛강에 던져 놓은 낚싯대에물고기 입질이없다 하여 그새를 못 참고 낚싯줄만반복해서끌어올렸던 옛 기억을 먼저 찾아냈다. 나에게 낚시란 낚시를 위장하여 낚싯대를 형식적으로 던져 놓고 술 한잔 마셔갈 수 있었던 이유가 컸었다. 쉽게 표현하자면 "염불보다는 젯밥에 눈이 멀었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주변에 살고 있는 지인이 휴일이면 가끔 샛강을 찾아 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캐나다 샛강은 도대체 어떤 풍경을 지니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사실 있었다. 캐나다 샛 강속을 들여다보니 한국의 샛강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한 별반 차이가없어 보인다.
샛강
샛강 주변으로 무성해진 풀잎마저 한국의 샛강을 흡사하게 닮았다.
갑작스럽게결정한 낚시라는 행보에 특별한 음식물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일 때 항상 라면이 존재감을 가지고 나타나게 된다. 간단하게 챙겨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자 한 끼 정도는 끼니로 인정해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라면에는 계란과 단무지를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파까지 곁들여 먹는다면 라면 맛으로서는 최상의 맛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라면에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을 준비해서 샛강으로 떠났다.
버너&라면
일행이 낚시를 준비하는 동안 라면 끓일 준비를 서둘러 완벽하게 끝냈지만 아쉽게도 버너 점화에 필요한라이터를 미쳐 생각해 내지를 못했다. 일행은 물론 주변 몇몇 분들까지도 비흡연자라 라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라이터 하나를 사러 차를 운전하여 가기엔 사실 편의점과 쉽게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라면을 먹기 위해 라이터라는 하나의 존재감이 컸다. 야외에서 먹는 라면은 늘 별미 었다. 특히 오늘 같은 상황에서힘들게끓여 먹는 라면은 여느 때의 맛보다 더 진하고 맛있게 느껴져 갔다.
일행이 던진 낚싯대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물고기 손맛을 보고 잠시 후 또 다른 일행이 연달아 물고기를 끌어올렸다.
"난 뭐지, 두 시간이 지나도록 찌의 움직임도 없다" 혼잣말이 통한 것일까, 드디어 나에게도 손맛을 볼 수 있는 노란 빛깔을 띤 물고기가 찾아왔다.
잠시 후, 옆쪽 후미 부분에서 조용히 낚시를 하고 있던 캐네디언한분이팔뚝 길이만 한 잉어를 잡아 올렸다. 7시간 동안 기나긴 기다림의 결과라고 월척 소감을 이야기한다. 그는 잡아 올린 잉어를 다시 샛강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그가 샛강을떠나고 돌려보낸 잉어를 잡아 보려고 지루하지 않은 몇 시간을 낚싯대와 사투를 버렸지만 끝내 샛강의 잉어는 우리에게 새로운 주인을 허락해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