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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 가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닮은 집이 있다

풍경이 있는 집

by 김종섭

넓은 정원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어 보았을 만한 집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내부의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어냈다.


4천2백만 불, 상상을 초월한 몸값을 가진 집이다. 저택 일 경우 정원을 중심으로 실외에 넓은 수영장을 먼저 생각해 낸다. 오늘 방문한 집은 보통의 저택과는 달리 집 내부에 수영장이 웅장함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실내 수영장과 정원

자동문이 열리고 현관으로 향하는 입구 쪽으로 폭포가 저택의 품위를 지켜가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 폭포수 소리만으로도 들어서자마자 위안이 되어갔다. 입구를 지나 비탈진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반지하 형태의 주차장을 만나게 된다. 보통의 주택은 1~2대를 정도로 제한된 주차공간이 전부이지만, 지금의 저택은 건물의 크기만큼이나 지하공간도 넓어 무료 6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게 준비되어있었다. 주차장에는 가족의 차량으로 보이는 값비싸다고 알고 있었던 벤트리 승용차 3대가 주차해있었고 그중 하나는 오픈이 가능한 차량으로 보였다.

집안으로 향하는 진입로와 현관 입구

지하를 통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층으로 올라오면 로비를 만나게 된다.

로비 양우 측으로는 식사와 요리를 준비할 수 있는 다이닝 룸이 친근감으로 다가선다. 식당가를 지나 창문을 열고 밖으로 빠져나가면 야외에서 쉴 수 있는 파티오가 정원과 조화 있게 자리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굴곡진 계단을 이용하여 2층에 도착하여 복도를 따라 깊숙이 걸어 들어가다 보면 메인룸을 만나게 된다. 물론 메인룸 주변으로 부부 각자의 오피스와 샤워룸을 비롯해서 드레스룸까지 여러 형태의 엑스트라 룸이 겸비되어 있다.


2층 베란다가 이 집의 마지막 종착지점이자 전망대 같은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확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장관이다. 눈은 바다의 풍경에 호사하고 느껴보지 못했던 마음은 설렘이었다. 베란다 대각선 방향으로 시선을 옮기다 보면 밴쿠버 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바다 위에 정박 중인 대형 선박의 풍경까지 보태다 보면 모든 풍경의 감격만을 껴안기에도 숨 가쁜 지경이다. 집을 중심으로 둘러싼 정원은 또한 이 집의 최고의 자랑이다. 마치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가져오기에 충분하다.


궁전을 옮겨 놓은 듯한 품격 있는 집. 우아한 예술 작품으로 치장된 외벽에 내걸린 그림들, 복도와 룸 사이를 오가다 만나는 조각상과 서예 작품들은 예술적 가치가 살아 숨 쉬어가고 있다. 물론 작품 하나하나가 유명인 작품이고 가격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집의 형태를 보고 간략하게 소감을 말해주세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수식어로 표현의 가치를 말할 수 있을까, 분명 한참을 고민스러워할 것이다.


이 모든 완벽한 조건이 갖추어진 집 내부의 저택을 소유한 주인은 어떻게 돈을 벌었고 어떤 모습일까, 의도와는 다른 호기심과 궁금증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저택의 주인을 회장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러주었다. 대부분 저택 주인의 호칭 전유물은 회장님이 적격일 듯싶다. 아내가 되시는 분 역시 평범하게 사모님이라 호칭을 불러 주었을 것이다. 회장님 첫인상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음씨 착한 이웃집 아저씨 같아 보였고, 사모님은 우리 주변에서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이웃 아줌마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집 내부의 일부를 사진에 담기는 했지만, 집안에 시설을 외부로 노출하고자 하는 양해를 미쳐 구해낼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집을 떠나온 후 아쉬움이 남아진다.

"사모님! 이 집을 리뷰로 올린다면 많은 사람이 흥미를 가지고 읽지 않을까요?"

"저는 이름이 외부로 들어내는 것을 싫어합니다" 사모님의 첫마디가 간단명료하고도 단호했다. 집 내부의 사진 노출 정도는 인정할 수는 있지만 이름을 밝히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하셨다.


처음 보고 느끼는 저택은 사실 경이롭고 부럽기만 했다. 아직까지 살면서 개인이 소유한 저택이 이 정도만큼은 웅장하지 않았다. 강남의 아파트 한 채가 30억 이상인 집이 많아도 아파트 내부를 본 적이 없었다. 어느 연예인의 집이 몇백억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도 나에게는 소유할 수 없는 꿈에 궁전과도 같아 관심에서 멀리 했다. 한화로 400억에 가까운 지금 저택의 경우는 더더구나 상상조차도 꿈꾸어 보지 못한 꿈의 궁전과 같은 집이 맞다. 모든 것이 호기심이었고 모든 것이 환호가 멈추지 않는 신비감에 넘쳐나는 집이었다.


나는 그 거대한 저택에 무렵 5시간 이상을

머물고 있는 동안 잠시나마 내 집 같은 부자의 꿈을 꾸고 있었다. 꿈일지언정 깨지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의 꿈까지는 사실 아니었다. 내 것이 아님을 쉽게 포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저택의 대문을 빠져나와 소인배들이 살아가고 있는 5시간 이전의 아스발트길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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