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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Nov 29. 2021

여자들은 왜 명품 가방에 집착할까,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마음은 무제이다

저녁시간이 다되어 갈 때쯤 한국에 있는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아빠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주문한다. 아들은 다음 달 12월 초에 캐나다 가족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 가족은 코로나로 인해 2년 만에 아들과의 재회를 앞두고 있다. 


아들은 통화 중에 엄마와는 나중에 별도로 통화를 하자고 언질 준다. 아들과 아내에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 공개되지 않은 둘만의 비밀이 있어 보인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느낌이 오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아들은 예전부터 돈을 벌면 엄마에게 루이뷔통 명품백을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아마도 오랜 시간에 걸쳐 약속했던 선물에 대한 이야기가 맞을 수도 있다.


주부들이라면  흔한 명품 가방 하나쯤은 있을법한데 아내에게는 이마저도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명품 가방을 두고 그 흔한 가방이라는 표현이 명품에 대한 모욕일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주부들이 명품백 하나쯤은 가지고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그 흔한 가방이라는 표현이 모독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부부올해 결혼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날도 서로에게 특별한 선물 없이 일상의 평범한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우스개 소리로 우리 부부에게 징그럽게도 많은 시간 부부 해로한다는 결혼기념일의 덕담을 남겨 주었다. 주로 결혼기념일이라 하면 적어도 케이크를 자르거나 분위기 좋은 음식점 정도는 찾아 주는 것이 서로의 예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아내는 몇 달 전부터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다. 나는 결혼 30주년 기념이라는 명분으로 골프클럽세트를 선물했다. 그것도 기념일이 몇 달 지난 때 늦은 선물이었다. 사실 기념일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선물은  아니었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하다 보니 결혼 30주년 기념 선물이라는 이름을 달아 주었다. 누군가는 무심한 남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실 결혼 후 전혀 선물이 없던 것은 아니다. 소소하지만 감동스러운 선물을 주고받았던 기억을 사실 나름 많이 가지고 있다. 단지 선물이라는 별도의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변명 같은 이유이다.


해외 생활은 국내 생활과는 달리 일상적인 외출이나 모임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 외출 모임이 있다 할지라도 지인과의 만남 내지는 종교활동 정도의 폭넓지 않은 활동 영역이 전부이다. 또한 국내와는 달리 이목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크나큰 이유로 작용했다. 외출 시 명품 옷. 가방 따위 사실 필요치 않았지만, 국경이나 문화적인 것을 초월해서 주부들에게는 남편들이 미쳐 생각해 내지 못한 주부만의 또 다른 욕망이 있었다.


요즘은 왠지 오래된 옷이 편하다. 유행에 민감할 일없이 자신이 편하면 최고의 옷이 되어갔다. 아침 일찍부터 화장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섬세하게 살펴가던 모습도 언제부턴가 귀찮고 부담스러워 갔다. 하지만, 남자와는 달리 여자들에게 있어 하루의 시작은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살펴가기에 분주했다. 그뿐 아니라 몸을 치장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명품가방 하나쯤은 들고 외출하는 것이 곧 여자의 자존심과도 같아 보이지 않았을까,


며칠 후이면 아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남편이 가져다주지 못한 명품가방을 아들이 선물로 가져다줄지 기대가 된다.


이 글을 마무리하고 방근전 뉴스를 보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최초의 흑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버질 아블로가 암 투병 끝에 4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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