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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Mar 01. 2022

나는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고유가 시대 캐나다에도 출퇴근 자전거를 이용한다.

길고 긴 캐나다의 겨울을 보내고 봄이 찾아왔다. 봄은 두툼했던 옷부터 빠르게 떠나보냈다. 집과 직장까지는 대략 3.5k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봄과 함께 건강을 담보로 화. 수요일은 자전거로 출근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자전거 대신 전동 자전거를 살까도 고민을 했었다. 아내는 운동삼아 일반 자전거를 권유했다.


사실 거리 얼마 되는 거리이기는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걸어 30분 이상의 시간소요가 된다. 물론 도심을 관통하기 때문에 보행신호까지 계산한 소요 시간이기는 하다. 출퇴근에 걷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자전거로 결정한 계기가 되었다. 첫날 자전거로 10분이 소요되었다. 차로 이동시간 7분 정도를 감안해 보면 예상보다 빠른 도착이다. 자전거로 10분 정도 출퇴근 거리라면 사실 워밍업 정도의 수준에 불과한 계산이 나온다.

출근할 때 날씨가 온화해서 출발 시작은 성공적이었다. 오후 시간이 되어 가면서 맑았던 하늘이 차츰 흐려지는가 싶더니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퇴근길 자전거를 타고 갈 것인가에 대해 한참 동안을 고민하다가 비와 상관없이 자전거로 퇴근하기로 결정했다. 비교적 내리는 비의 양은 많기는 지만 다행히 방수가 되는 상의를 입어 우중 자전거 퇴근은 불편함 없이 나름대로의 특별한 운치까지 얻어갔다. 


이번 주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내내 비 소식이 있다. 당분간은 자전거 출퇴근을 미루어야 할 것 같다. 밴쿠버 날씨는 우기철이 따로 없다. 겨울철은 비교적  내리는 횟수가 많기는 하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한국의 장맛비처럼 며칠 동안 지속적으로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 소낙성 비도 아니다. 소낙비와 가랑비 중간 정도 보슬비에 가깝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산 없이 비를 맞고 다닌다. 


오늘은 코스코트를 갔었다. 전동용 자전거가 선점해 있다. 유난히도 많은 사람들이 전동자전거에 관심을 가진다.  "당신 이번에 산 자전거 리턴하고 전동 자전거로 바꾸실래요" 남편이 관심 있게 전동 자전거를 살펴보는 모습을 보고 아내는 왠지 미안했던 모양이다. 


요즘 들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고유가 시대라는 명분도 한몫을 했겠지만 계절적으로 봄의 길목에 들어선 이유와 함께 오랜 팬더믹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창했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끝내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변덕스러운 캐나다 날씨는 항상 예삿일이 되어버렸다. 언제 이 비가 멈추려나 모르겠다. 비가 멈추고 나면 나는 또다시 길 위에서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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