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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Aug 16. 2023

캐나다에서 샐러드가 된 김치

한국의 김치 맛

붉은색을 입힌 김치는 어떤 맛일까 ,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서양인들에게는 쉽게 다가서질 못하고 주춤한다. 먹어본 사람은 생전처음 경험해보지 못한 "맵다"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김치맛보기를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치라는 이름만으로도 한국의 대표적 전통음식이라는 인식을 같이 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다.


옛날에는 김장 김치를 담그는 일이 한 해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행사와도 같았다. 요즘 한국 젊은 세대들은 맵고 짜다는 이유는 물론 냄새까지도 유쾌하지 않다는 이유로 김치 기피 현상을 나타내있다. 김치 반찬의 전부였던 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자녀들은 마치 제 삼국의 음식인 듯싶을 정도로 밥상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김치와 밥의 어울림보다는  One food라는 햄버거와 같은 간편식에 길들여지기 때문일 것이다.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이다. 우리 집에도 애들과 식사를 할 때면 가끔 김치가 식탁에서 밀려났다.


캐나다는 다인종 국가이다. 많은 인종들이 각기 다른 자국의 전통음식으로 입맛을 유혹한다. 향료가 짙은 인도와 중국 음식을 비롯하여 많은 나라들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여러 나라 음식 중에 국적을 떠나 호응받는 음식도 있다. 한국의 음식 중 불고기가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일 것이다.


아내는 김치를 담그는 날엔 작은 아들 친구 집에 가져갈 약간의 김치도 덤으로 준비한다. 물론 흡족할만한 양은 결코 아니다. 몇 번의 식사를 할 정도의 양이다. 아들 친구 아빠는 이민 2세이다. 한국인 부모로부터 늘 한국 음식에 길들여져 살아왔지만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 이후부터 더 이상의 부모님의 손맛이 깃든 김치를 먹을 수가 없었다고 하다. 친구의 엄마 또한 캐네디언이기에 김치는 추억에 불가한 음식이 되고 말았다.


김치는 엄마의 정성과 손맛이다. 그중에도 맛의 비결은 손맛에 있다. 슈퍼나 시장에 가맛깔스럽게 김치가 포장되어 손님을 유혹한다. 일상에 바쁜 이들은 가끔 시장에서 김치를 사 먹지만 집에서 담근 김치맛만큼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 엄마의 손맛이 김치를 완성시켰기 때문이다.


캐나다에도 중국산 김치가 한국 김치로 둔갑하는 경우직. 간접으로 경험하게 된다. 한국산이 아닌 김치는 의외로 가격대가 저렴하다. 맛도 기존의 한국 전통 김치와 별반 차이를 모를 정도이다. 을 내기 위해 몸에 좋지 않은 인공 조미료로 가공하기 때문이다.

원래 일반 포기김치라는 형태를 갖춘 김치도 있지만 남은 재료를 이용하여 겉절이를 만들 때가 많다. 식당에서도 겉절이 김치를 내놓는 경우가 많이 있다..


캐나다 현지 한국식당을 가면 김치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밑반찬이 먼저 식탁에 오른다. 외국인들은 음식 문화의 차이 때문일까, 김치를 샐러드로 착각하고 메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다 먹어치운다. 매울 만도 한데 밑반찬의 용도가 아닌 샐러드라는 것에 인식을 한 듯하다.


과거에는 해외여행을 할 경우에는 김치를 바리바리 싸가지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치가 빠진 식사는 개운치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인 식탁문화 정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과거와는 달리, 김치뿐만 아니라 원하는 한국 음식 재료를 어딜 가든 자유롭게 현지 한국 전용 대형 마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가 있다.


이민자들에게는 먹거리에 대한 향수가 곧 추억이 되어간다. 먹는 것을 불편하지 않게 해외에서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은 최고의 선물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식탁에는 김치가 단 하루도 빠져본 적이 없다. 김치 없는 밥상은 존재할 수 없다는 식탁문화에 주된 역할을 한 김치 덕분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오랫동안 숙성 된 김치찌개가 식탁에 올라왔다. 샐러드가 된 김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감칠맛이 있다. 캐네디언들에게 김치는  샐러드용도가 아닌 진정한 식사를 위한 밑반찬 용도의 김치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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