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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Nov 03. 2023

어머니 돌아가신 지 한 달, '기억'을 생각합니다

당신의 11월은 어떠한 기억들로 남고 있나요

당신의 11월은 어떠한 기억들로 남고 있나요

시월인가 싶었던 시월은 시선의 마주침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시월은 올해도 예고 없이 퇴장했다. 사람들의 반팔차림은 어느덧 두툼한 옷으로 바꾸어 입기 시작했다. 가슴 한쪽에는 빨간 양귀비 꽃 (poppy)를 달고 있는 모습에서 그때서야 11월이 왔음을 알게 되었다. 세월의 빠른 진화, 때론 허망할 정도로 세월 흐름의 눈높이를 보게 된다.


캐나다의 11월은 특별했다. 11월 11일은 리멤버런스 데이(Remembrance Day)이라는 기억하는 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날을 캐나다 정부는 국경일로 지정해 놓았다. 한국의 6월 6일 현충일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의 현충일 의미는 "자국의 자유" 수호하다 순국한 선열의 넋추모하는 날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캐나다의 현충일은 자국의 분쟁이나 전쟁이 아닌 제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유를 수호하다 순국한 영혼을 기억하는 날로 의미를 두고 있다.

▲  양귀비꽃 (Poppy)쇼핑몰 안에 Poppy Flower Pin를 배포및 판매를 하고 있다.


빨간 핀을 왼쪽 가슴에 다는 캐나다의 11월


해서 11월 한 달 동안 빨간 양귀비꽃 핀(Poppy Flower Pin)을 왼쪽 가슴에 달고 애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6월 6일 현충일 단 하루 동안 애도의 행사로 끝나한국의 현충일과는 사뭇 의미가 다를 수 있다.


군인 자원봉사들은 양귀비꽃 핀(Poppy Flower Pin)을 배포와 판매를 하고 있다. 일종에 무료로 양귀비꽃 핀을 배포하고 참여자들로부터 기부를 받는 형식이다.


한국의 11월 11일에는 캐나다의 행사 성격과는 달리 이색적인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중 특이할만한 대표적인 행사로 빼빼로데이다. 연인과 친구에게 달콤한 사랑을 전달하는 날로 해마다 열리는 연례행사가 되어 버린 지 오랜 시간이 지나갔다. 유례를 살펴보면 롯데제과가 빼빼로라는 제과를 출시하게 되면서부터이라고 전한다. 제품을 이용하여 빼빼로데이라는 상술을 활용하게 된 것이다. 


상술적 가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어내기 시작했고, 마침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그 후 11월 11일은 소비자들에게 빼빼로데이라는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날로 각인이 되면서 마케팅 전술은  성공을 얻어낸 사례가 되었다.


또한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기하다. 빼빼로보다 늦게 농민의 날에 빼빼로 데이와 흡사한 방법으로 가래떡을 가지고 가래떡데이를 접목시켜 놓았다. 하지만. 가래떡데이는 젊은 세대에게 빼빼로데이만큼은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어쩌면, 행사의 성격은 다르지만  연인이든, 친구이든 특별하게 그날을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는 같은 느낌이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기억들


▲  추모와 기억(자료사진)

기억하는 일들은 개인적인 일상에서도 생겨났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한 달의 시간을 지나가고 있다. 그 짧은 기간 내 기억 속에 혹시 어머님의 기억이 하나 둘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달 동안의 기억이라는 여정을 뒤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억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기억 속에 최종적으로 남아져 가는 것들은  또한 무엇이 있을까, 갑작스러운 스스로의 질문에 당황해진다.


기억은 그러했다. 좋은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져 , 추억이라는 성과물 만들어 다. 반면, 비워야 할 안 좋은 기억이 오랜 시간 머물러 있었다. 요즘 들어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잊혀 갈 때가 많이 생겨난다. 때론 기억할 기념비적인 행사까지도 기억해 내지 못하거나 생략하고 생각의 자유를 외쳐 가는 일이 무지기수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억이 먼저가 되고 소중한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생겨난다. 정체성에 대한 견해가 세월에 반등되어 가는 느낌이다. 시대의 탈바꿈의 정서는 형식적까지 바꾸고 포장되어 가는 습성이 늘어만 가고 있다. 현실의 시간 앞에 짧은 만족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자유롭게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사실, 기억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물론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오늘 가슴 한쪽에 빨간 양개비꽃을 달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혼들을 위로하는 캐나다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는 한결같이 아름다운 것들만 기억하길 원한다. 어쩌면, 그들은 리멤버런스 데이(Remembrance Day)훈훈한 감정을 가슴에 담고 얼마 남지 아니한 한 해를 아름답게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이다.


■ 오마이 뉴스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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