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섭 Feb 05. 2024

캐나다 마트에 가면 떡국용 쌀떡이 있다

설명절 따뜻한 떡국 한 그릇에는 옛 추억이 담겨 있다

오늘은 간단한 용품필요 집 앞에 있는 월마트를 이용했다. 평상시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한인마트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월마트에는 예전에 보지 못했던 한국산 가래떡이 쌀떡과 쌀 떡볶이라는 두 개의 상품으로 분류가 되어 냉장고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었다. 쌀떡은(RiceI cake slice) 쌀떡볶이는(RiceI cake stick)라고 영문 표기가 되어 있다. 쌀떡은 우리가 끊여먹는 떡국 용도로 나온 것 같아 보인다. 현지인들에게는 특별한 사용설명서 없이 포장지에 간단한 재원만 국문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현지인들은 쌀떡에 관한 용도를 정확히 인지할 수가 없어 사서 먹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 같다. 


 어느 날 코스트코에 진열되어 있는 한국제품을 보았다. 순간, 길거리에서 고향 친구를 우연히 만난 그런 느낌이었다. 지금은 코스트에 가면 한국 제품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호기심을 느낄 만큼 낯설지는 않다.


오늘은 월마트에서 쌀떡과 쌀 떡뽂이를 보는 순간, 이전에 코스코트에서 한국 제품을 처음 보았을 때 감회와는 달리 남다름이 전해진다. 한국 제품이전에 한국 전통적인 설날의 유래를 안고 내려온 쌀떡은 떡국을 만들어 먹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떡국은 생일 케이크와는 달리 설날 아침에 떡국 한 그릇을 먹어야 한 살을 인정해 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쌀로 만들어 낸 음식 중에는 베트남 쌀 국수를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한국 사람 대부분은 베트남 쌀 국수를 좋아한다. 현지에도 베트남 쌀 국숫집이 한국인들에게도 사랑을 받아간다. 개인적으로는 쌀국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쌀 국수와는 달리 쌀 떡볶이와 쌀 떡의 맛은 외국인들 사이 어떤 맛으로 다가설 수 있을지가 사뭇 궁금해진다. 한인식당에서 떡국이 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음식 중 하나이다. 물론, 한국의 경우도 일반적인 식당에서 떡국의 메뉴를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어쩌다가 분식집에서 떡국이나 떡라면 정도의 분식용도로 마주하게 된다. 한국인의 경우에도 설날이나 되어야 상징적인 음식정도로 여겨지는 음식이고 보면, 빵이 주식인 캐나다 현지인들에게 쌀로 빚어낸 떡국이 음식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다가서기에는 사실 안타깝게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부분으로 남아있다.


쌀떡을 보는 순간, 잊고 있었던 구정의 풍경을 먼저 생각해 냈다. 2월 중에 구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날짜까지 기억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  해외에 거주로 인해 관심 밖으로 밀려난 서글픈 현실이다. 정확한 구정 날짜를 찾아보니 며칠 남질 않았다. 어릴 적에는 일 년 중에 어느 때보다 설날에 대한 추억이 제일 많이 묻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설날이 언제인지 날짜마저도 기억해 내지 못하고 살았구나, 생각하니 울컥해지는 감정이 앞서간다. 과거의 추억까지 내려놓았던 녹록지 못했던 이민생활이 원망스러움으로 바뀌어간다.


떡국은 사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별도로 육수를 만들어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떡국대신 라면에 떡국을 넣어서 먹으면 비슷한 느낌의 맛을 볼 수가 있어 가끔은 아니더라도 일 년에 번 정도는 떡라면을 끓여 먹었던 기억이 있다.


명절을 며칠 앞두고 가래떡을 만들어 먹기 위해 동네 방앗간 앞에는  대야에 씻은 쌀을 담아 가지고 와서 순서를 기다리던 어머님과 동네 아줌마의 모습이 좁혀온다. 특별한 먹거리가 없었던 시절, 가래떡은 떡국 용도 이외에도 간식 이외에 군것질 용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조청(造淸)에 찍어 먹는 가래떡의 맛, 이미 굳어 버린 가래떡을 숯불에 구워서 먹는 맛, 그때는 왜 그리도 맛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옛날의 그 맛을 찾아 갈지 모르겠다. 더 이상은 이 세상에 어머니가 존재하지 않아 어머니의 손 맛이 깃든 추억의 맛을  찾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는 그때 그 시절 그 맛만큼은 추억으로 묻어 두어야 시간이 온 것 같다.


이번 구정 설날에는 떡국을 끓여 먹어야겠다. 고명 위에 살짝 구운 김을 부스러뜨려 놓은 구수함과 함께 오랜만에 나의 설날이 있었던 고향으로 눈을 지극시 감고 다시 돌아가 보아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캐나다 주꾸미 돌솥밥을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