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에 새겨놓은 짤막한 일상의 대화는 여전히 정겹다, 비명 속에 깊숙이 스며드는 수많은 생각의 부호. 자식을 향한 애정, 행복을 염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비명,읽고 또 읽어도 생각의간격이좁혀지지 않는 불효의 마음이 있다.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5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다.아직까지 이별의 시간이 짧은 탓일까, 내 안에 떠나보내지 못한 그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두분이 나란히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캐나다에 있을 때에는 멀다는 것이 변명의 이유가 되었고,서울에 머물러 있는 동안은몇 개의 전철역을사이에 두고도 발걸음이역을 통과하지 못한이유는 분명히변명의 구실이 없다.
비석에 새긴 글의내용은어느부모님 든 자식을 향한 공통의 언어는 아닐까,
매일 저마다 분주히 움직이지만, 휴일인 오늘 전철 안은 여유 있는 좌석이 급하게 시간을 쫓지 않아서 좋다. 종착역 까지는 아직도 몇 개의역을 남겨 놓고 있다. 내일은 또 다른 목적지 역을 향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