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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Jun 16. 2024

세월에 장사 없다

핸드폰이 없는 세상이 가능할까

즘은 세월이라는 말만으로도 예민하고 야속하게 들려온다. 시간을 줄이거나 늘릴 수 없는 관계, 가고 오는 세월은 언제나 정직했지만 시간에 대한 미련 탓일까, 늘 가는 세월에 못마땅해했다.


생활의 일부는 핸드폰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의식주라는 관계보다 우선인  것처럼 친근함으로 변해버린 핸드폰은 삶에 엇박자이다. 하루온종일 말 한마디 안 하고 입을 다물고 있어도 손끝에 움직이는 화면 하나로 모든 것을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다. 핸드폰 의존도가 높아져 가면서 일상의 사소한 것마저도 기억해 내지 않으려는 습관이 생겨났다. 과거에는 전화번호 메모와는 상관없이 알고 있는 모든 이의 연락처를 머릿속에 암기하고 있었다. 이제는 기억력마저 핸드폰이 대신해 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정된 전화번호를 찾아낼 일이 있어 핸드폰으로 검색창을 열어 전화번호를 찾아냈다. 찾아낸 번호로 전화를 하기 위해 핸드폰을 찾았다. 평상시 손만 뻗으면 손끝에서 핸드폰이 잡혔는 오늘따라 손에 맞닿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 순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본격적으로 핸드폰을 찾기에 나섰다. 자유롭게 손에 와닿는 곳에 있어야 할 핸드폰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손끝은 모처럼 허망한 방황을 느낌이다.


이 분주하게 움직인 끝에 주범을 찾아냈다. 주범은 손에 있었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는 사실마저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부턴가 사소하고 간단한 것마저 머리에 주입하거나 암기하려는 것을 기피해 왔다.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가 첫 번째 이유 일 것이다. 간단한 계산도 암산으로 충분히 가능한데 계산기를 이용했다. 복잡한 세상보다는 단순한 세상자신도 모르게 익숙함으로 바뀌어간 까닭은 아니었을까,


핸드폰이 없는 세상이라면 어떨까, 없으면  다소 불편한 시간을 가지고 가겠지만 거슬러 본래 시간 형태에 적응해 가지 않을까 싶다.


머리는 지속적으로 반복된 기억력을 활용해 가야 한다고 한다. 더더구나 기억력이 떨어져 가는 나이에 핸드폰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은  아닐까 반성을 하게 된다. 때로는 삶이 고달플 때 이전의 일들을 다 잃어버리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그러한 이전의 일부 기억만이라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가를 새삼 느끼겨 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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