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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에서 점심공양을 했다

차박 4일 차(월정사-성원사-평창강변주차장)

by 김종섭

차 안 공기가 덥다는 느낌에 새벽 1쯤에 눈을 떴다. 에어컨을 작동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모든 전원이 아웃된 상태이다. 순간, 생각이 바빠져 갔다. 내연기관차 일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응급조치는 간단하다. 점프선을 이용하여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전기차에 관해서는 정확한 대처 방안을 알 수 없다. 인터넷을 통해 한참만에 해결책을 찾았다. 전기차에도 실내외 등과 시동을 걸 수 있는 보조배터리가 별도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점프선만 연결하면 되는 손쉬운 방법을 알아낸 이후 긴장했던 마음이 실타래 풀리듯 풀려 나가는 느낌이다.


새벽 5시경, 자동차 서비스센터로 전화를 연결했다. 다행히 긴급 상황은 시간에 관계없이 24시간 접수를 진행하고 있었다. 서비스요청을 통해 배터리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을 되었다. 해결에 비해 이전의 과정의 순간은 너무 갈고도 지루한 긴 시간을 보냈다. 어찌 되었든, 피서지에서 차로 인해 꼬박 밤을 새우고 말았다.

밤을 지새운 보상의 대가로 5시 20분 일출의 장관을 동영상으로 담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어제저녁 일물의 낭만까지 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교차한다. 가까이에서 일출의 장관을 본 경험은 신년의 행사로 멀리서 일몰을 지켜본 몇 번 본의 경험이 전부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사실 불규칙한 일기변화로 일출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동행인도 일찍 아침을 맞이하였다. 무덥기 전에 일찍 월정사로 향해 가기로 하였다. 가는 길목 적당한 장소에서 어제사온 만두를 넣고 라면을 끓여 먹기로 했다, 일명 만두라면이다. 소금강을 지나 한적한 계곡에 멈추었다. 이곳 또한 개인 사유의 캠핑장인 듯했다. 이른 아침이라 통제하는 사람은 없었다. 야영객으로 보이는 중년부부가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었다. 바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만 으로도 가슴이 설레어 온다.

무더운 날씨 탓도 있지만, 바닷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온 염분 때문에 온몸이 끄적거리는 3일의 시간을 보냈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청량감 넘치는 공기의 소중함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찰나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경계로 두고 라면을 끓였다. 만두라면이 탄생했다. 밖에서 먹는 맛, 특히 자연과 함께 하는 분위기에서 식사는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빠른 식사를 끝내고 곧바로 월정사를 향해 떠났다.

월정사 정문

월정사 또한 처음은 아니다. 아련한 기억이 가득 머문 곳이다. 2007년 아내와 아들 둘이 캐나다 유학길에 오르기 전 가족여행 중에 이곳을 들렸었다. 빠른 아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피서객들이 주차장 공간을 가득 메워가기 시작했다. 피서철 산은 바닷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일 것이다.


월정사 경내를 들러보고 상원사로 향했다. 월정사에서 바라다 보이는 정상 부분에 상원사에 위치하고 있었다. 안내표지판에는 상원사까지 6km로 표기되어 있다. 체감적 거리는 10km 이상의 거리감이 느껴진다. 길 자체도 평범하지 않았다. 아스발트나 시멘트 포장길이 아닌 흙과 토사로 다져진 비포장도로이다, 별도로 버스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운행하고 있었다.


상원사는 다른 절과는 차별화된 웅장함을 기대하고 올라갔지만 올라온 거리만큼의 가치를 솔직히 보상받지 못한 느낌이다, 불자가 아닌 상태에서 눈으로 즐기는 여행이고 보니 아마도 겉으로 풍기는 절의 표면적인 형태만을 가지고 섣부른 판단을 했는지도 모른다.

공양시간에 늦지 않게 월정사 주차장을 향해 빠르게 다시 복귀하였다. 도착한 시간은 대략 오전 10시 30분 정도로 기억된다. 공양시간은 11시부터~12시까지이다. 서둘러 공양실로 향했다, 예전에는 공양이라는 표현보다는 절밥이라고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공양이라는 말뜻도 이해하지 못했었다. 불자가 아니기에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가 생겨 날 수 있겠지만, 이제부터라도 공양이라는 말로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공양을 끝내고 자기가 먹은 식판을 스스로가 깨끗이 세척하는 것이 원칙이 되어있었다. 다음 공양자를 위해 정결하게 식판 세척을 끝냈다.

경내에 계곡 쪽에 카페가 있다. 잠시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졌다. 카페 실외 테라스에서 흐르는 계곡에서의 물소리를 들어가며 여유 있게 마시는 커피 한잔은 또한 인상적이다. 맛보다는 분위기. 어디에서 누구와 마시느냐는 위치적 설정에 대한 감격이다. 하지만은 누구와 함께라는 부재가 내내 아쉬움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미리 계획 두었던 평창 강변주차장으로 출발하였다. 출발한 지 한 시간 이후의 시간 현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건너편 쪽으로는 소나무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군에서 강변을 중심으로 테크 설치하여 산책코스도 만들어 놓았다. 주차장에서의 차박은 사실 용도와는 무관하다. 다만 주차장 용도일 수도 있지만 유튜브에서 평창에 차박 가능한 5군데를 소개한 정보를 얻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캠핑의 목적 중 하나는 바비큐이다. 미리 야영을 하고 계신 분의 조언을 받았다. 용도는 주차장이기는 하지만. 불사용은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숯불 사용은 자제를 해야 할 필요성은 있기에 부스타를 사용해서 삼겹살을 구워냈다.


시간적 여유, 공간적 여유와 더불어 자연이 내어준 여유와 함께 하루가 또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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