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 맞는 건가?
어제 우리 가족의 띠를 보다가 남편의 띠가 맞는지 찾아보게 되었다. 시부모님이 일찍 학교에 보낸다고 하면서 한 살이나 많게 출생신고를 했다고 했다. 그래도 진짜 자기 태어난 띠였다. 그러다 2026년 남편의 운을 보다 내 운까지 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점집에나 가야 들을 수 있는 운세를 우리는 쉽게 블로그나 유튜브나 AI로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아직 AI로 운세를 보지 않았지만 몇 가지를 읽고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말만 기억되었고 생각한다고 느꼈다. 나는 점을 좋아하지 않는다. 운명을 알면 내가 거기에 묶여 나도 모르게 그런 운명을 받아들일까 봐 그랬다.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는 치기 어린 마음이 나에게는 있었다.
나는 외유내강을 좋아한다. 그래서 겉보다는 마음을 강하게 하기 위해 사주나 운세를 보지 않았는지 모른다. 가톨릭인 종교 영향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같이 일하는 동료 선생님이 혹하게 타로카드가 잘 맞는다고 하길래 같이 간 적은 있다.
또 고향 소꿉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점을 잘 보는 집 이야기가 나왔었다. 둘째 아들 수능으로 민감할 때 무슨 과로 보내야 할까 생각하며 물어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점수에 맞는 과에 넣기 급급했다. 하지만 다시 재수를 하면서 아들이 어떤 과를 해야 할지 힘들어하는 것을 보며 나는 내 의견을 말했다. 너는 무엇이든 만들면 야무지게 잘 만드니 건축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큰 아이를 가졌을 때나 둘째를 가졌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미술을 그룹으로 가르친 적이 있어서 그래서 그런지 둘 다 미적인 소양이 풍부했다. 하지만 아빠는 예체능은 시킬 수 없다고 원칙이 있었다. 그렇게 축구와 미술을 좋아하던 둘째는 그렇게 건축을 하기로 했다.
나의 원칙에 따라 나도 점을 보지 않았다. 둘째는 고등학교 때보다 대학생이 되니 더 열심히 하며 학교에만 가려고 한다. 학교에서 무엇을 하다 들어오는지 잘 모르지만 늘 새벽에 들어오면 나는 저녁에 들어와 잠 좀 자라고 사정한다. 나는 둘째를 믿기에 그래도 아들이 하는 공부가 적성이 맞지 않으면 저렇게 잠까지 안자며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약해졌는지 남편 띠를 검색하다 2026년에는 남편 운도 보고 내 운세까지 보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말과 양으로 잘 맞는다고 했다. 말은 불이라고 했는데 양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예전에 명리학을 배웠다며 한 모임 엄마가 나무라고 한 것 같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믿기보다는 나를 믿는다. 불같은 남편을 지금까지 곁에서 부채질하며 잘 살았으니 말이다.
나도 성격이 불같은 것이 있었지만 같이 불을 뿜으면 불타버리니 나는 불을 끄려고 노력했다. 나는 아마 버드나무였는지 모른다. 강한 남편에 꺾이지 않고 남편의 불을 식혀주고 불이 잘 타게 하거나 더 번지지 않게 도왔으니 말이다. 그렇게 어른들이 나와 남편과 잘 맞는다는 운세라는 이야기를 귓등으로 들으며 그냥 살았다.
2026년에는 남편이나 나도 조심하면 좋은 일이 있다는 운세에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오늘 아침 운세로 2026년을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어서 즐겁다. 2025년도 보름밖에 안 남았으니 아쉬워하기보다 한 해 동안 내가 한 일과 못한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오늘도 즐겁게 운명과 맞짱 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