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1코스 둘째 날
올레길을 걸으려고 버스를 타고 얼마쯤 갔을 때 어떤 탑승자가 일회용 커피를 갖고 탔다. 운전자는 일회용 커피를 버리고 탑승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단 차를 탔으니 안 먹고 가겠다고 했다. 운전사는 그런 사람도 다 먹는다고 했다. 나도 텀블러에 커피를 타서 먹고 있었는데 슬며시 텀블러 뚜껑을 닫았다.
운전자 아저씨는 법적으로 음식물을 차에서 못 먹는다는 규칙을 만들었으니 지켜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 승객에게 "다음에는 텀블러를 갖고 타세요"라고 했다. 그 말에 나는 다시 텀블러 뚜껑을 열고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물과 커피는 음료이기에 음식물은 아니다. 그러나 차가 움직일 때 쏟을 수 있고 버스에 음료가 들어있는 쓰레기가 문제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다. 그러니 잘 갖고 타서 내릴 때 갖고 가면 된다. 하지만 기사님은 승객이 잘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남들도 그렇게 말하고 안 그런다는 식으로 불쾌하게 말했다.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준수사항을 안 지키는 사람처럼 취급하니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 입장이라도 기분이 상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사소한 한마디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도 기쁘게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차를 타면서 자주 느낀다.
어떤 기사님은 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승객이 버스를 탈 때는 기사님 가까이에 있어서 "어서 오세요"하고 작고 다정하게 말하고, 내릴 때에는 운전석과 좀 멀게 있어서 "안녕히 가세요!"하고 소리 높여 부드럽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기분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종달리 초등학교에서 내려 동네 안쪽으로 들어가니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 올레길 동호회 단체장의 말이 들렸다. "이곳에서 화장실을 드리지 않으면 성산포 광치기 해변까지 화장실을 갈 수 없다"는 말에 나는 가고 싶지 않아도 근처 소금을 만드는 박물관 같은 회관에서 갔다 왔다.
어제는 올레길 1코스의 3/1인 두산봉을 걸고 오늘은 종달리에서 광치기해변까지 바닷길을 걷을 거다. 마을 안으로 내려가니 넓은 길게 이어지는 해변이 펼쳐졌다. 아마도 성산포처럼 해변이 이렇게 긴 곳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 해변들이 많았다. 가면서 귤도 까먹고 그 넓게 펼쳐진 해변에서 김밥을 먹으니 어느 호텔 야외 뷰가 필요 없었다.
긴 해변을 지나 성산포 항구로 가는 다리를 건너 성산 일출봉 쪽으로 우리는 갔다. 성산 일출봉은 내가 자주 왔었고 올레길을 동네를 지나 광치기 해변으로 나 있었다. 우리는 광치기 해변을 걸으면서 올레길 1코스가 끝났다. 하지만 2코스로 시작되는 광치기 해변은 멀리 보아도 꽤 길어 보였다. 그렇게 광치기 해변은 길게 이어져 있었다.
올레길 1코스는 해변이 긴 바닷길로 나에게 여운을 주었다. 해변 가까이에서 걷다가 모래에서 걷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해변의 아름다움을 오래 만낏할 수 있었다. 친구가 이야기한 것처럼 1코스가 가장 아름다운지 이유가 드넓게 펼쳐진 해변을 보면서 걷는 바닷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12시부터 걷기 시작해서 광치기 해변에서 1코스가 끝나서 근처 차편을 검색해 보니 해변을 따라 도로변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우리는 그 버스 정류장 근처 공용 주차장에 공동 화장실에 들렀다. 우리는 10~20분 간격으로 오는 210번을 다시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점심은 갈 때 김밥을 사 갖고 가서 드넓게 펼쳐진 바다 해변에서 먹었다. 식당도 있지만 시간이 안 맞을 수 있고 야외에서 먹는 것도 좋았다. 가다가 빵이나 커피로 군것질도 할 수 있고 집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편하게 먹어서 더 좋았다.
다음에 아들과 친구와 올 때는 승용차를 올레길 시작하는 버스 정류장에 세워두고 올레길을 걷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우리 차가 있는 곳으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겨울이지만 날씨도 어제보다 두 배 포근했고 바람도 안 불어서 가을 날씨처럼 파란 하늘과 바다를 본 행운을 맞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