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들은 학교와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기도 하고 쪽잠을 자다가 집에 씻으러 온다. 그런 아들을 붙잡고 나는 밥은 먹을 거냐고 했다. 내가 차려주는 밥을 먹는 아들을 보면서 여름 내내 30분이 넘는 학교를 오토바이로 통학해서인지 아들의 빰은 넓은 모공에 그을린 피부와 자잘한 검은 점들이 보였다.
아토피로 올라왔던 검은 점들이 웃통 벚은 어깻죽지에 있었다. 그런 아들은 치킨, 피자, 햄버거를 좋아하니 나는 아들이 못내 안타깝다. 나는 고기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비계를 잘라내고 살코기만 발라낸 삼겹살을 구워 주었다. 아들은 이게 무슨 삼겹살이냐며 타박했다.
나도 웬만하면 삼겹살은 비계 있는 채 굽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박피 수육 삼겹살을 사서 아들이 좋아하는 구이로 썰다 비계가 거슬려 살만 남은 자투리 고기로 먼저 굽게 되었다. 다음에는 좋아하지 않아도 건강을 위해서 수육으로 해야겠다.
아들을 위해 잘라 놓은 벌집 삼겹살
투정하면서 밥을 먹고 수저만 내려놓고 치킨을 살 때 준 사이다 한 모금을 먹고 자기 방에 들어갔다. 그런 아들에게 나는 이를 닦고 자라고 했다. 피곤한 아들은 대답도 안 했다. 그릇을 치우면서 내 머릿속에는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아들 모습만 어른거렸다.
한 번 두 번 내가 밥을 먹고 이를 딱지 않고 자는 것을 많이 본 나는 계속해서 이를 닦으라고 했다. 그러다가 내가 폭발하고 말았다.
"엄마가 밥도 챙겨, 치우기도 해, 이도 닦으라고 해.
네가 지금 7살이니!
네가 건강하지 않는 모습을 보는
엄마의 마음이 어떤 줄 아니!"
이렇게 말을 하는 나는 목이 메었다. 그리고 속으로 부모님이 하던 말이 생각났다. "너 같은 딸 나아봐라!" 나는 착한 딸인 줄 알았는데 엄마도 나를 키우면서 애를 태우셨던 것이다. 그런 엄마의 깊은 사랑을 늦게 이렇게 다시 생각하며 눈물이 맺혔다.
나는 속으로 '너 같은 아들 낳아봐라!'하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 사랑해요.'라고 되뇌어 진다.
쓰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어떤 일이 있어도 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시간을 최소로 줄이고, 그 모든 상황과 감정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풀어낼 기회와 힘을 갖는다.책쓰기 133
이렇게 나는 내 마음이 아들에게서 엄마로 생각하게 했다. 가족이라서 아픔도 기쁨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