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통령의 탄핵이 결렬되었지만 14일 탄핵이 결정되었다. 서울대 공대 한 교수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시험을 리포트로 대체하면서 한국 젊은이들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게 했다. 이것이 국민의 힘이 아니라 한국의 힘을 유감없이 말해 주웠다.
나는 정치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50대 주부지만 대통령 선거 유세만으로도 그 자질과 품성에 대해 의심이 갔었다. 이제야 그 대통령을 우리의 힘으로 탄핵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권모술수가 팽대한 곳이 정치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과 상식은 잊지 않아야 된다고 본다.
일주일 이상 서울은 저녁이면 젊은이들이 거리에 나와 한 나라의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 제주는 서울과는 달리 조용하게 지냈지만 tv를 통해서 그 이야기들을 전해 들으며 14일을 기대했다.
그러나 나는 14일 토요일 아침 일찍 주섬주섬 도서관 책을 챙겨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갑자기 웬 도서관. 주말이라 서귀포 시어머니도 뵙고 귤도 따서 지인에게 보내 주려고 했는데 어제저녁 남편은 술 한 잔, 두 잔을 걸치면서 말이 거칠어졌다.
아들이 캐나다에서 회계사 자격증을 땄는데 회계사 자격증을 딴 사람은 아들인데 아빠가 자격증에 취해 있었다. 아빠가 얼마나 아들이 자랑스러웠는지 그 마음은 알겠지만 정도를 넘어서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가 없었다.
도서관에 막 들어서는데 큰아들과 통화하면서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빠가 계속 변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내가 변해야 되겠다고 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그동안 아빠가 술 먹고 거친 말을 해도 아침이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했고 나는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지 않은 것이 내 잘못 같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이번에는 아빠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꼭 사과를 받고 말겠다고 토요일 하루 동안 두문불출 연락도 안 받으며 밤 10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갔다.
탄핵을 받을 사람은 남편인데 남편은 나에게 탄핵을 한다고 한다. 집 밖에서도 집 안에서도 탄핵으로 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