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Trip_Day2] '안녕?!오케스트라'에 대한 이야기
Insight Trip의 두 번째 날 다룰 이야기는 '안녕?!오케스트라'에서 찾은 Co-creation의 지향점에 대한 내용입니다. '안녕?!오케스트라'는 2013년 11월에 개봉한 약 90분 정도 길이의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2012년 4부작의 TV 기획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어 국제 에미상 시상식에서 예술 프로그램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화제가 되었고 이 후 책으로 발간되고 영화로 개봉되었습니다. 제가 본 영화가 바로 이 극장판으로 물론 VOD로 쉽게 찾아서 볼 수 있습니다. 저도 Insight Trip 활동 중 하나로 그렇게 보았구요. 주요 내용은 전문 음악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 하며 오케스트라 공연 무대를 가지기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음악가로 자란 나는
'공감'을 꿈꾼다
이 영화를 보면 용재 오닐과 아이들 간의 음악적 공감에 대해선 쉽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는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이므로 가지게 된 Co-creation(코크리에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서비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포함해 디자인 사고 중심의 프로세스는 코크리에이션, 즉 공동창조를 강조합니다. 코크리에이션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디자인 프로세스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협업 원칙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에서는 공동창조를 다음과 같이 다루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자의 고려라는 측면에서 공동창조(코크리에이션, Co-creation)를 생각해야 한다. 단위 기준으로 접근 가능한 제품과 달리 서비스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반영해야 하며 그중 사람은 특히 중요하다. 따라서 서비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및 사용자는 물론 서비스를 구성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서비스 디자인이 갖는 핵심 철학인 공동창조는 고객과 사용자의 참여를 의미하는 공동디자인(Co-design)은 물론 제공자를 비롯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서비스 디자인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공동제작(Co-produce)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
'안녕?!오케스트라'를 보며 함께 창조하는 코크리에이션을 생각한 표면적 이유는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님, 비슷한 경험을 가진 리처드 용재 오닐, 이들을 돕는 음악 선생님 등 여러 이해 관계자가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죠. 말 그대로 다양한 사람들이 고려되어야 하는 이 활동의 성격 때문이기는 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꼭 봐주세요. 각자 부모님의 모국어로 부르는 '작은별'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좀 더 명확해지고 그로부터 또 감동을 안겨줄 겁니다. 그 외 다양한 사람들과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Co-creation 관점에서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할지, 그 지향점에 대해 생각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1) 작은 성과를 만들어 힘을 얻어 더 큰 성공으로 이어갈 것
코크리에이션의 접근 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 성과를 만들 것이라 기대하는 경우가 있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고 만만치도 않습니다. 그런 내용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는 코크리에이션 중심의 진행 과정에도 시기별 단계가 있음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프로젝트의 기본은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 과정이 어려울 때도 있고 목표가 바뀌거나 미흡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없애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면 그 기본은 비슷할 겁니다. 작은 성과를 통해 '목표'를 달성해내며 그 성취를 함께 나눌 때 공동 창조의 과정은 큰 힘을 얻을 수 있고 결국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아이들이 한 번에 자신들의 공연에 도달한 것이 아닙니다. 연습의 과정, 각자 포지션을 정하고, 연습하며 악장 등을 선정하고, 소수의 인원이 용재 오닐의 공연에서 협연하고, 더 큰 무대에 함께 쓰고, 자신들의 공연을 여는 과정이 점진적으로 커지며 하나 하나 이루어집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자꾸 처음부터 최종 결과를 염두에 두려는 프로젝트가 많은데 다시 한 번 기본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2) 서로 다른 이해 관계자가 함께 가져가는 목표에 대해 계속 공유하고 솔직해질 것
리처드 용재 오닐도 이 영화 속 아이들과 비슷한 개인사를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걸 망설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가져 가기 위해 각자의 생각과 비전을 정확히 그리고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악장과 수석을 고르는 장면에서 비올라 파트는 모두 수석이 되기를 원해 정말 모두 열심히 연습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발표일이 가까워졌을 때 누군가는 음악을 맞추지만 또 누군가는 여전히 운지를 연습하는 실력차를 보이기도 하죠. 그런 각자의 입장 속에서도 이들은 공연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꾸준히 상기하며 그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솔직히 표현하고 응원하고 사과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를 때가 더 많습니다. 원하는 바를 정확히 얘기하지 않거나 때로는 프로젝트의 방향과 다른 요구를 하기도 하죠. 이를 어떻게 조절할지는 전혀 다른 문제겠지만 그에 앞서 지켜져야 할 기본은 존재합니다. 함께 가져가는 목표가 무엇인지 잊지 않기, 그 안에서 자신이 지금 생각하는 바와 활동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판단하기, 이러한 부분에 대해 솔직히 공유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3) 프로젝트를 위한 노력은 개인의 성취에도 반드시 기여할 것
영화 중에도 손가락의 굳은 살을 이야기하고 악보를 외우고 집에서 연습하는 모습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그 노력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 외에도 개인이 성장하고 성취하게 된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흔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하며 목표를 달성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성장한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접하게 됩니다. 물론 반드시 틀린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는 접근보다는 이 활동이 나에게 어떤 성장을 만들지 먼저 생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 속 아이들도 공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분명 개인의 음악 성장은 물론 각자 살아가면서 필요한 선택과 행동의 자신감과 마음의 위로 역시 얻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비슷하게 우리가 프로젝트를 통해 염두에 둬야 할 것이 공동의 목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성장과 성취에 대한 부분도 늘 함께 생각하고 계획해야 합니다. 또한 오케스트라의 선생님들처럼 프로젝트 내에 좋은 멘토가 있다면 좀 더 자연스럽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에 기대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닐 겁니다.
'월간 객석' 2014년 1월호에서는 이 영화를 리뷰하며 다음과 같이 마무리합니다.
"각종 프로젝트의 효과에 회의를 느꼈던 이라면 이 영화를 볼 것을 추천한다.
음악의 힘은,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은 생각보다 훨씬 위대했다."
같은 마음입니다. 서비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에 의한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지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친 마음이 들었던 분이라면 이 영화를 한 번 보는 것도 마음의 힘을 얻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영화는 물론 책과 방송 등 여러 형태로 있으니 어떤 콘텐츠든 추천합니다.
음악은 그저 소통하기만 하면 되는거죠,
이 아이들도 음악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거예요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13865&mid=21903
인사이트 트립의 두 번째 글으로 '안녕?!오케스트라'를 보며 생각해 본 Co-creation의 지향점에 대해 정리하였습니다.
+ 1. 더 많은 그림은 '수퍼김밥의 인스타(링크)'에서 확인.
+ 2. 지금 서점에는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