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기차를 타고 가는 길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사 먹을 수가 없다.
드넓은 풀밭에서 먹고 싶은 풀을 맘껏 뜯고 있는 가축들...
좋겠다. 너희는 최애 음식을 언제나 맘껏 먹는구나.
작은 역에 멈춘 기차는 갈 생각을 안 한다.
지연되었다고 플랫폼에서 우동하나 사 먹을 수 없는 이국.
먹을거리가 자유롭다면 오랜 타향살이가 조금은 더 나았을까.
일주일의 여행가이드를 마치고 집으로 온 날.
우리 동네 역에 내리자마자 심신의 안정이 되었다.
낯선 도시들을 다니며 길을 찾느라 신경을 많이 썼었다. 구글 지도가 잘 안내를 했으나 그래도 예기치 않는 변수들이 늘 있었다.
역에 내리니 우리 동네도 공사 중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하지만, 정문 앞이 공사라면 오른쪽 끝과 왼쪽 끝으로 난 문으로 나가면 될 일이다.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는 버스 정거장에서 고민도 없이 생각도 없이 내가 탈 버스정거장으로 진격했다. 그렇다. 진격이란 단어가 꼭 맞다. 여행지에서 주저주저하며 흔들리던 내 동공이 단숨에 안정을 되찾은 우리 동네. 익숙함이란... 이렇게나 편안한 것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나오니,
아들은 근사한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
연어구이에 완두콩퓨레, 오븐감자와 버섯소스...
연어와 감자를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간이 입맛에 꼭 맞았다.
여행을 함께 하시던 분들이 일주일 내내 독일음식의 짠맛에 힘들어하셔서 안 짠 맛집 찾느라 고생했는데, 우리 집이 안 짠 맛집이었네!!!
여기로 오세요~ 하고 외치고 싶었다 ㅎ
다시 요리에 흥미를 가지게 된 울 아들.
내가 집을 종종 비워야 하는가 보다.
어차피 앞으로도 출타가 많다.
식구들의 끼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마음의 짐이 덜어졌다.
요리기구에 대해 욕심에 생긴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야겠단다. 엄마한테 다 사달라고 하지 않는...^^;
다음날의 닭다리요리.
적양배추찜도 정말 맛있었다.
아들 왈 요즘 퓌레에 꽂혔단다.
한동안 퓌레요리를 먹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