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이 공휴일이면 주말과 사이에 낀 금요일을 직장인들은 흔히 '샌드위치 데이'라고 부른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이 그랬었고, 8월 15일 광복절이 또 그런 날이다. 이런 날에는 보통 개인 연차를 사용해 4일짜리 연휴를 만들기도 한다. 하루의 연차만으로 4일 간의 황금 연휴를 만들 수 있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직장인들에게 연차는 설레는 단어다. 아침에 일어나 피곤함을 느끼면 연차를 생각해본 적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연차를 사용하면 늦잠을 자거나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좋지만,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연차를 쓰는 게 아깝기도 하다.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남은 연차 일수는 이듬해에 수당으로 정산해 주기 때문이다.
나는 연차를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편이다. 연차를 사용할 때는 가급적 많은 일을 처리하도록 계획을 세운다. 자동차 정비, 은행 업무 등 미뤄뒀던 일이나 이발, 치과 정기검진 등 필요한 일들을 모아서 시간 단위로 계획표를 짠다. 어떤 때는 일정이 많아서 연차 쓴 날이 회사에 다녀온 날보다 더 피곤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하루를 효율적으로 잘 사용했을 때의 만족감은 무척 크다.
얼마 전 가족과 차를 타고 가면서 '샌드위치 데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번 주 금요일이 샌드위치 데이라 연차 쓰고 회사에 안 나오는 사람이 많더라."
이 말을 듣던 딸이 진지하게 물었다.
"네?? 회사 급식이 샌드위치여서 회사에 안 나온다고요?"
그 진지함이 너무 웃겨 한참을 웃었다. 이 에피소드가 너무 아까워서 MBC FM4U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비타민 코너에 사연을 신청했다. 며칠 후 혹시나 하고 게시판에 들어가 봤더니 내 사연이 소개된 것이다.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