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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 himi Nov 04. 2020

브런치 작가가 됐다

얼떨떨 소감과 연재 계획

브런치 작가가 됐다


됐다 작가…

어… 됐네…?


피곤해서인지 평소 복용하던 약을 먹어도 약빨이 안 받아, 시야에서 글자가 툭 툭 튕겨나가고 생각이 빠르게 떠올랐다 끊어지던 중이었다. 정신은 없지만 어쨌든 월초니까 3건밖에 없는 입금내역을 적으며 장부 정리를 하고, 워드를 켜려다 그 옆 계산기를 눌렀다. 그러고는 생각이 끊겨 ‘내가 왜 계산기를 켰지’하고 잠깐 멍했다. 그래 지금이 딱 ADHD 글 쓰기 좋은 시점인가? 싶어 브런치를 켜서 딴짓을 하던 중에, 뭐가 튀어나왔다. 그렇게 작가가 됐다.




앞으로 제가 연재할 <타먼더화>는 ADHD와 asexual, aromantic과 플러스알파에 대한 것을 엮은 에세이입니다. 우선 한국말로 '무성애자'인 에이섹슈얼(asexual)은 투명인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당사자 스스로도 '뭔가 이상한데?'라고 느끼지만 결론적으로 그게 뭔지를 알 수 없는 탐색기가 길어요. 그래서 알지 못한 채 어색하게 삐그덕거리더라구요. 주변 사람들과의 소소한 대화와 노래 가사, 드라마 등으로부터요. 


그런데 잘 보이지 않는 건 ADHD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ADHD나 에이섹슈얼이나 에이로맨틱이나, 다 A라는 멋들어진 알파벳으로 시작하는데 말이예요!) 타인과 일상의 보폭을 맞추려 삐그덕거리고, 그 때문에 벌어진 틈 사이로 주변 사람들의 말이 고입니다. 잊고 있다가도 가끔 머릿속에 그때 들었던 말들이 맴돌았어요. 그래서 차라리 그 말들을 한번 모아보고 싶었습니다. 아직 잘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나 같은 사람이 존재할 것 같아서. 나는 왜 이 모양이지? 하고 자책하는 누군가에게 여기 저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요.


이런 이유로 이제부터 글을 써볼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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