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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 himi May 03. 2021

네? 블로그요? 여기서요?-00

대기업에서 주는 용돈에 목숨 걸기


... 그렇게 되었다.


N사 아이디가 있는 사람이라면 동공이 살짝 확장되고, 귀가 미묘하게 트이며, 콧구멍이 약간은 벌렁거릴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5월 1일부터 14일까지, 매일같이 단 한 줄이라도 쓰고 지정된 해시태그만 달면 페이 포인트로 빵빵한 용돈을 얻을 수 있다는 소식!(아직 3일 차라니! 11일이나 남았다니!)



7년 전의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나 또한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 자그마치 7년 전에 만든 후, 정보의 바다 쩌어어어어 멀리 쓰레기 섬에 내동댕이쳐 두었던 블로그! 간간이 메일이나 쪽지, 드물게는 카카오톡을 통해 당사의 마케팅에 귀하의 블로그를 활용해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받는 것으로 기억을 갱신하고 있었었더랬다. 최근에 알게 된 바로는 마케팅에 사용되는 블로그는 특정 연도 이전에 만들어지고(초등학교 입학할 정도는 되어야 홍보도 할 수 있나 보다), 기존에 작성했던 게시글의 수가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는데, 영양가는 없더라도 글은 조금 끼적여 놓은 것이 소소하게 뿌듯했달까.


7년 전과 7년 후 나는 드라마틱한 변화 없이 게으르고 엉망진창이지만,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이름뿐인) 출판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요즘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출판사인 거 아시죠?!

이젠 소재가 있는 사람이란 말씀! 그러니 기왕 하는 거, 태곳적부터 유행해왔던 홈페이지형 블로그라는 걸 해볼까? 알 사람은 다 아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요즘은 온갖 장르의 고수님들이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온갖 것들을 알려주시니까, 그래 요즘은 정보 과잉 시대니까, 길어야 한 시간이면 나에게도 멋진 블로그가 뚝딱 생길 것이라 믿었다. 아 근데 그거 아세요? 뭐든지 실제로 제작하는 데에는 예상했던 시간의 세 배가 든다는 거? 혹자는 세 배면 다행이라는 말도 한다.





네? 블로그요? 여기서요?-01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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