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카오메이커스 Jun 27. 2020

독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다

사소한 일상에 주목한 브랜드, 르퀼라야

소주 2잔


사람 한 명이 1년에 섭취하게 되는 주방 세제의 양입니다. 세제가 맛있는 것도 아니고, 먹은 기억이 없는데 이상하다고요? 바로 액체 세제로 설거지 후 그릇에 남는 잔존 세제 때문입니다. 이 양이 10년이면 소주 서너 병이 된다고 하죠.


이처럼 생활화학제품은 손쉽게 소비되며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일상의 작은 부분이지만, 매일 쓰는 만큼 그 영향은 사소하지 않죠.


르퀼라야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화학성분과 유사한 기능을 가지면서도 몸에 해롭지 않은 천연의 성분을 찾는 것. 이를 통해 사람의 일상부터 일생까지 바꾼다는 미션. 남미의 퀼라야 나무에서 시작된 한 브랜드의 이야기입니다.


호모 케미쿠스


우리는 하루에도 수 십 개의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합니다. 샴푸부터 바디워시, 치약, 비누, 향수 등 출근 전에 쓰는 제품만 10여 개에 달할 정도죠. 현대인들이 화학제품에 의존해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호모 케미쿠스’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생활화학제품에는 우리도 모르는 독이 숨어있습니다. 풍성한 거품과 함께 오염물을 제거하는 화학 계면활성제가 대표적이죠. 미국 독성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학 계면활성제 일부는 피부를 통해 쉽게 흡수되고 심장이나 간, 폐 등에 머물며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나를 가꾸기 위해 쓰는 제품인데, 오히려 내게 독이 되고 있던 셈이죠.


최근에는 화학 계면활성제를 피하고자 천연 대체물을 직접 사서 쓰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솝베리’라 불리는 무환자나무 열매를 구매, 직접 물에 넣고 거품을 내 설거지 등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식기는 섭취하는 음식을 담는 만큼 가족의 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생각에 불편하고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겁니다.


퀼라야 나무껍질


남미에서 찾은 답


주부들 사이에 이 같은 고민이 번지던 시기, 화장품 벤더사이던 지니씨앤씨는 문제에 공감하며 제품 개발에 나섭니다. 화학 성분을 대체할 만한 게 있다면 이를 이용해 내 가족도 쓸 수 있는 세정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가장 큰 숙제는 계면활성제 대체제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코코넛 오일, 무환자나무 열매 등 여러 성분을 비교하던 중 퀼라야 나무껍질을 발견하게 됩니다. 퀼라야 나무껍질은 비누 나무라 불리는 장미과 상록교목의 나무껍질입니다. 이 껍질에는 사포닌 성분이 10%가량 들어있죠. 사포닌은 라틴어의 ‘Sapo’(비누)에서 유래된 말로 거품을 내는 천연 계면활성 물질입니다.


특히 퀼라야 나무껍질이 촘촘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천연 유래 성분으로 만든 기존 제품들의 한계점이 바로 ‘거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품이 풍성하게 나 화학 성분 세제의 풍부한 거품에 익숙하던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천연소재죠.


르퀼라야의 고체 디쉬 바


습관까지 고려한 디자인



르퀼라야가 선보인 디쉬 바는 1000시간 동안 숙성을 통해 고체 형태로 제작됩니다. 굳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 사용이 번거로운 고체 형태로 만든 이유에 대해 르퀼라야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까지 고려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주방 세제 잔존 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 보통 세제의 성분이나 헹굼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방 세제가 남아있는 이유는 애초에 너무 많은 양의 주방 세제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액체형 주방 세제는 본래 물에 희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놓고 펌핑을 해 물에 풀어낸 다음, 그 물로 설거지를 해야 하는 거죠. 그러나 많은 분들이 수세미에 세제를 짠 뒤 거품을 내 그대로 사용합니다. 본래 용법보다 많은 세제를 사용한 만큼 씻어내는 데 오래 걸리고, 세제가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죠.


고체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천연 성분 100%가 가능하다는 거죠. 본래 고체 형태였던 세정제는 현대에 들어 편의를 위해 액체 상태로 판매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굳어버리는 성분들을 액체로 유지하기 위해선 화학 성분이 필요합니다. 이에 가족들의 입에 직접 닿는 식기만큼은 화학 성분 0%로 만들기 위해 조금 불편하더라도 고체 비누 형태의 디쉬 바를 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일생을 바꾸는 일상


"네가 먹는 음식이 네 자신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처럼 하루하루가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_ 이고운 르퀼라야 브랜드 개발 총괄이사


르퀼라야는 일상 속 사소함에 주목합니다. 다리를 꼬는 습관이나 짝다리를 짚는 습관 등 일상의 사소한 습관 때문에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질병까지 얻게 되는 것처럼,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거죠.


이를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인 천연 성분 제품들을 늘리겠다는 르퀼라야. 주방 세제에 이어 어떤 제품을 보여줄지 기다려집니다.



작가의 이전글 알고 보면 더 낭만적인 연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