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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EUFeeLMYLOVE Mar 29. 2023

나의 글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 1위

나야 나!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내 글을 읽지 않았을까?



내가 초등학생 때 운동회 다음으로 가장 많이 기다렸던 시간은, 가족 신문을 만드는 때이다. 만드는 과정은 항상 설레고 재밌었다. 집에 있는 형형색색의 사인펜을 모두 다 꺼내 칠하고 꾸민다. 꼬마편집장이 돼서 몸집보다 족히 2배나 큰 흰 도화지에 신나게 만들어나간다. 구성도 내 마음대로, 사진도 붙이고 싶은 자리에 붙인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


그렇게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가족 신문이 탄생한다. 그게 꽤 짜릿했다. 더해서 교실 뒷면에 내 가족신문이 떡 하니 걸리면 두 배 이상으로 기분이 째져 하루 웬 종일 입이 귀에 걸려있다.


묘하게도 전혀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든다..? 맞다, 브런치와 거의 정확하게 대응한다. 가족신문 만들기는 오프라인 브런치라 할 수 있다.


온라인 브런치에 내 글을 써가는 것은 나에게는 어렸을 적 가족 신문을 만드는 과정과 매우 닮아있었다. 각 글의 주제에 맞게 적재적소의 사진을 고심해서 고르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교실 뒷면에 걸리는 것은 Daum 메인 화면에 노출되는 것과 일치한다. 처음 보는 조회수를 보면 기쁘다. 좋은 일은 좋은 일로 받아들인다. 어차피 좋은 감정은 3일 내에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니 누릴 수 있을 때 아주 그냥 마음껏 누린다.


내가 써놓은 글들을 곱씹어 읽으면 그 당시 글을 쓸 때의 감정까지 그대로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이게 참 귀중하다는 것을 나의 일기장을 보면서 깨달았다. 내 감정의 변화에 따라 글도 살아 숨 쉬는 생명체처럼 변화해 나간다. 때로는 너무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뭐 이것도 나고 저것도 나다.




기록은 긍정적인 경험을 되새기고, 표현하고, 시간이 남을 때 들여다보면서 다시 기억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인식이 점차 더욱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이걸 긍정 감수성을 자극하는 과정이라 일컫는다. 곧 기록을 하는 모든 이는 긍정 감수성을 계속 자극하여 더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오늘 하루에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에 노출되기도 한다. 억압된 자율성을 분출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마냥 웃을 수 있는 동영상을 보는 것도 괜찮고,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들을 수도 있다. 그것을 넘어선 브런치에서는 스트레스를 좋은 연료로 삼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다. 이 시간 동안만이라도 작가가 되고, 아티스트가 되어 세상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

나는 글을 쓸 때도 그렇고, 다시 읽을 때도 그렇고, 울컥하거나 아니면 미소가 방긋 지어진다.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나만 이러는 건지 다른 작가님들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나에게 다양한 감정, 좋은 글을 새겨주는 구독자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 저절로 원동력이 된다.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글들을 읽으면서 그저 와 멋있다고만 할 게 아니라 고맙다는 말도 전하고 싶어서 이 글을 썼다. 왜냐하면 내 마음을 거울처럼 그대로 알아준 글들도 있었고, 나에게 절실히 필요했던 글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저 글을 쓸 수 있는 곳이 있고, 읽어줄 이가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다. 그러니 나의 자유분방한 글들 중에서 단 몇 줄이라도 마음에 와닿았으면 바랄 것이 없겠다.



이상 구독자 100명을 기념하는 글이었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Lianne la havas - Starry Starr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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