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산책 Nov 18. 2022

Plants drawing 276

20221117

나는 예리한 관찰자가 아니라 세계의 접힌 귀퉁이들을 펼쳐

읽지 못하는 문맹자였다. 나는 보물 탐험가가 아니라 넝마주이였다.

나는 최초의 말을 놓쳤다. 나는 타인의 말을 알아듣지 않음으로써

세계를 잘못 파악했다. 나는 잘못 축조한 세계 안에서 그릇된 자아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놓친 말이 진리처럼 되돌아온 순간,

모든 허상이 깨어지고 무너지고 벗겨졌다.


<분더카머 / 윤경희>

매거진의 이전글 Plants drawing 27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