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나란히 서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한 화면 안에 함께 서 있었다.
낙원의 흔적은 희미했다.
뱀도 없었고, 푸르고 무성한 동산도 없었다.
과일 하나만이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떨쳐내지 않았지만 완전히 받아들이지도 않은 그 미묘한 거리.
두 쌍의 발끝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사랑도 이별도 아닌 자리, 그 틈에서 시간을 느리게 멈춰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읽지 않으면서도 끝내 같은 화면 안에 남아 있다.
낙원은 사라졌으나 그 잔향은 여전히 머문다.
손끝에 남은 온기처럼 한 시절의 사랑이 과일빛 사이로 조용히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