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이미 지나갔지만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결핍이 아니라
시간을 통과한 몸의 기억이다
흐트러진 탄력, 자연스러운 낙하,
어깨에 얹힌 얇은 주름.
삶이 지나간 흔적들이
조용히 표면에 눌러 남는다.
이 몸은 더 이상
누군가를 위해 꾸며지지 않는다.
젊음을 흉내내지도 않는다.
그저 지금 여기
살아 있는 몸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시선은 바깥으로 뻗어나가기보다
자기 안으로 조용히 되돌아온다.
나이 듦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리에서
한 사람은 스스로를 응시한다.
한때는 익명적인 젊은 몸들이
말없이 화면을 채웠다.
이제는 그 여정이
자기 몸으로 되돌아온다.
푸른 눈이
잔잔하게 반짝인다.
대상을 비추는 눈이 아니라
자기에게 돌아오는 응시.
시간의 흔적을 품은 그 몸은
그 자리에 고요히 서 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