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찻잔을 조용히 감싼다
흐린 빛이 방 안에 가만히 흩어지고
그 안에서 그녀의 숨결이 천천히 고요해진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 보인다
아무 일 없음이야말로
세상과 맞서는 가장 깊은 숨이다
그 고요는 도망이 아니라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
타인의 눈길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자기 안의 빛을 조용히 반추하는 시간
침묵은 무력이 아니다
그것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는 일
내면의 언어로 나를 지켜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