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붙은 상흔처럼
부풀어 오르고 터져 나간 표면이 있다.
손이 스치지 않았는데도
먼저 촉감이 밀려온다.
굳어버린 피가 남긴 자리 위로
껍질 같은 막이 얇게 씌워지고,
그 아래에서는
매끄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갈라지고 비틀린 결,
어디선가 뜯겨온 살과
축축한 흙 냄새가 뒤섞인 듯한 층위가
겹겹이 쌓여 있다.
말해지지 못한 이야기들이
살점처럼 응고되고,
핏물 같은 서사가
표면 전체에 번져
천천히 굳어 간다.
부서진 틈새마다
보이지 않는 신음이 천천히 스며들고
손끝이 그 골을 더듬을 때마다
알 수 없는 고통의 잔향이
몸속 어딘가에 내려앉는다.
그 한가운데에는
얼굴도 이름도 지워진
어떤 덩어리가 떠 있다.
살인지, 흙인지,
재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는 형체가
무게를 얹어 눌러오고,
긁히고 파이고 흘러내리며
끝내 상처의 흔적만을
하나의 기원처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