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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주는 방법: 낮고, 천천히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특히나 저처럼 공무원 조직에 있으면 일반 기업 보다 몇 배는 더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직원들도 2~3년 주기로 새로운 얼굴을 만나게 되고, 지역 곳곳에서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연령층 주민들을 보게 됩니다. 특별히 제 일처럼 홍보업무를 하고 있다면 수십 개에 달하는 언론사 관계자들까지 더해지는 거죠.


지난 11년 동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종종 마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몇 마디 말만으로 상대방이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직감적으로 알게 되는 순간. 누군가는 말만으로 신뢰를 주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몇 마디로 경계 대상이 되는 경험.


신뢰를 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대화의 달인으로 알려진 이금희 아나운서는 신뢰를 주는 말하기 비법으로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바로 '낮고, 천천히 말하기'. 예를 들어, 신뢰할만한 정보를 전하는 뉴스 앵커는 낮은 톤으로 천천히 말하며 청자의 귀를 사로잡습니다. 반면, 높고 빠르게 말하는 어린아이는 귀엽지만 우리가 신뢰의 대상으로 여기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원칙은 단순히 말하기 방식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태도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를 주는 태도의 첫 번째 원칙은 '낮은 자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립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욱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원칙은 '천천히 관계 쌓기'입니다.


말을 천천히 하면 대화에 집중할 수 있듯이, 관계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급하게 친해지려 하거나, 상대를 단번에 판단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차근차근 관계를 쌓아갈 때, 자연스럽게 신뢰가 형성됩니다.


결국, 신뢰는 말하는 방식이 아닌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신뢰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낮은 자세와 천천히 쌓아가는 관계 속에서 시작됩니다. 신뢰는 쌓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그 시간이 만든 믿은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합니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주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낮은 자세로 진심을 다해 다가가 보시기 바랍니다.


머지않아 이런 말을 듣게 될 겁니다.


"너랑 있으면 마음이 놓여", "너라면 믿을 수 있어", "나는 널 정말 신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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