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동료에게서 내 자리 지키기

거절은 품위 있게, 경계는 분명하게

by 말글디자이너

직장에는 무척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해를 끼치진 않지만 눈치 없는 사람, 자기 말만 하는 사람,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한 유형인 '선을 넘는 사람'.


회의 중 말을 자르거나, 사적인 이야기를 업무 시간에 들춰내거나, 퇴근 후에도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대개 ‘이 정도는 문제없잖아’라며 선을 넘는 행동을 당연하게 여긴다.


예전의 난 참는 편이었다. ‘한 번만 더 지켜보자’, ‘오늘만 넘어가자’하며 괜찮은 척을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다. 선을 넘어온 그들을 봐주면 결국엔 나를 위한 자리는 남지 않는다 걸.


무엇보다 계약직 공무원이라는 위치가 한 번씩 현실을 직시하게 해 줬다. 특히 일의 경계가 없는 상사들을 만나면 유독 그랬다. 우린 주류, 넌 비주류 그러니까 그만큼의 몫을 하라는 무언의 압박.


"꼭 그 일만 하라고 뽑은 건 아닌데"

"재임용이 코 앞인데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줘야지"


그런 말들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내 역할과 경계가 모호해지는 신호였다.


그 후로 난 이렇게 정리했다. 거절은 품위 있게, 경계는 분명하게.


이건 싸우기 위한 태도가 아니라,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한 기준이다.


첫째, 감정보다는 태도를 지킨다.


무례한 말이나 행동에 바로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예민한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그래서 난 감정을 일단 가라앉히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이 사람이 정말 악의가 있는 걸까?'

'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해서 손해 보는 건 아닐까?'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면 상대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원칙 안에서 대응할 수 있다.


둘째, 말보다 ‘방식’으로 경계를 드러낸다.


경계를 지키는 건 꼭 날카로운 말로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말하는 방식만 바꿔도 선은 분명히 보인다. 아니, 오히려 더 선명해질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아래처럼.


- 요청에 즉답하지 않고 “검토해 보겠습니다”로 여지를 남기기

- 사적인 질문에는 “제가 말씀드릴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미소로 마무리하기

- 반복되는 경계 침범에는 기록하는 방식(메일, 문자 등)으로 응대하기

- 무례한 언행 후 만남에선 무표정과 건조한 목소리톤으로 거리 두기

- “그건 제 일이 아닙니다” 대신

“그 부분은 ◯◯팀에서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처럼 조직 논리로 설명하기


단호하되 정중한 말투, 부드럽지만 일관된 태도.


이런 자세 하나하나가 내 자리를 무너뜨리지 않는 작은 연습이다.


선을 넘는 사람을 바꾸긴 어렵다. 그러나 내가 지킬 경계는 스스로 만들 수 있다.


그 사람이 나를 무례하게 대한다고 나까지 무례해질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내 말투, 내 표정, 내 태도는 결국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된다는 걸 기억하자.


"직장에서 경계를 지키는 건,

감당하지 않아도 될 말과 태도 앞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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