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복 Sep 20. 2024

아침의 고요

프리랜서의 불안 뒤에 찾아오는 고요한 아침


 프리랜서로서의 삶은 언제나 불안과 기대 사이를 오간다. 특히 창작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정답이 없는 그림의 세계에서, 수입이 없고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면 나는 내가 틀렸다는 생각의 늪에 빠진다. 늦은 밤이면 끝없이 이어지는 고민 속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 길을 계속 가는 게 맞는지 스스로 묻게 된다. 어쩔 땐 불확실성에 짓눌려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훑어보기도 한다.


 그러나 아침이 오면 햇살과 함께 스며드는 희망에 눈을 뜬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내게 속삭인다. “네 하루를 네가 만들어갈 수 있잖아.” 모두가 분주히 출근한 뒤, 고요한 방 안에 홀로 남아 느끼는 자유가 값지다. 이 고요함을 즐기며 창작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근사한 일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다시 결심한다. 이 길을 조금 더 걸어보자고. 창작자의 길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프리랜서가 되기 전에도 이런 밤과 아침을 예상했었다. 이 길은 험난하고 불확실하다고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바란 것이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자유로운 평화였기 때문이다.


 따뜻한 아침 햇살 속에서 천천히 고양이를 쓰다듬고, 아침을 챙겨주며 나도 물을 마신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불안은 서서히 사라지고, 그 자리에 평온함이 깃든다. 그 순간,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비록 프리랜서로서의 삶이 불안과 자유, 두려움과 희망이 엇갈리는 반복의 연속일지라도 매일 아침이면 다시 일어나 걷는다. 걷다 보면, 어느새 꽤나 멀리 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분명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성장해가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