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육아일기-6
수진이가 태어난 후, 처음 2년간은 산후조리를 해주셨던 아주머니가 집으로 출근을 해서 수진이를 길러주셨다. 내가 저녁에 퇴근을 해서 집에 돌아와야 이 분이 퇴근을 할 수 있었으므로 나는 회사와 집을 오가며, 일만 하는 기계와 같은 생활을 하였다. 게다가 내가 하는 일은 마감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하는 일도 많았기 때문에, 이럴 때면 '내가 집에 가야 아주머니도 퇴근을 할 텐데...' 좌불안석, 온 신경은 집 걱정뿐이었다.
처음 1년간은 길러주시던 아주머니가 열심히 오더니만 언제부턴가, 아침에 연락도 없이 오지 않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출근 준비를 하고 아주머니가 오기를 기다리다 출근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결국엔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다 근처에 사는 친구들 집에 전화를 돌려 '오늘 하루만 아이 좀 봐줄래' 사정하여 겨우 아이를 친구 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일이 벌어졌다.
나와 가장 친한 고등학교 동창 하나는 내가 하도 수진이 맡길 곳을 찾아 아침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을 보고는 베이비시터 파견업체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었을 정도였다. 맨 처음에는 '정말 급한 일이겠거니' 생각이 들다 이런 일이 잦아지자 나는 수진이를 다른 이에게 맡기기로 하고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은 분이 집에서 한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아파트에서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아이를 길러주는 분이었다. 그 집의 아이와 함께 생활을 하면서 수진이도 다른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법을 배우게 되리라 생각하였고, 다음 단계인 놀이방으로 옮기기 위한 전 단계였다. 비로소 수진이가 만 3살이 넘어, 좀 한시름 놓고 놀이방에 보낼 수 있게 되었을 때 마침내 나는 엄청난 탁아비용에서 한시름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비싼 탁아 비용도 비용이었지만 육아 스트레스를 오로지 나 혼자만 극심하게 받다 보니 부부 관계가 심각하게 벌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직장 다니랴... 아이 키우랴...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던 내 어려운 생활과는 전혀 무관한 듯, 자신의 생활을 즐기던 애 아빠가 그렇게 원망스럽고 야속하고 얄밉고... 원망이 극에 달하면서 애 아빠와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이다.
아마 지금도 많은 젊은 부부들이 이 시간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어려움과 갈등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 등 주위의 도움을 받으면서 키우고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오로지 젊은 부부만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면... 아내의 스트레스는 굳이 말을 안 들어도 될 정도로 그 동동거리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인다.
아이를 키우는 건 학교에서도 배운 적이 없었고, 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랐던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방긋거리는 아이의 귀여운 모습만을 보았을 뿐이지, 그 아이가 자라기까지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밤을 지새웠으며, 질펀하게 똥 싼 엉덩이도 마다하지 않고 씻어주었으며, 열이라도 나고 울기라도 하면 옆에서 얼마나 마음 졸이며 차라리 내가 아프면 좋을 텐데... 안절부절못해야 했는지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기에...
아이만 낳으면 그냥 엄마가 되는 줄 알았던 것이다. 하긴 이야기를 들었다 해도 그때는 나의 일이 아니었으므로 흘려보냈겠지만... 주제넘게 나에게 충고가 허락된다면, 나는 젊은 부부, 아니 막 아빠가 된 젊은 아빠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힘드시겠지만 첫아기를 키우는 동안... 아니 그 아기가 첫 돌이 되기 전까지만, 제발 모든 육아의 책임을 아내에게 떠넘기지 말고 함께 하기를... 그리고 아내가 직장 생활을 한다면 아내의 경제 활동이 가계에 도움이 되는, 꼭 그만큼만이라도 육아에 도움이 되어 주라고... 많은 걸 바라지도 않는데 그것도 못해줄 이유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