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은 존재의 모습을 확연히 드러낸다
춘분. 예기치 못한 눈이 내렸다. 눈과 비가 섞여 높은 곳은 하얀 이불을 덮었고 낮은 곳은 제 모습을 드러냈다.
김해 공항으로 가는 길에 눈 덮힌 산을 보며 묘한 생각이 들었다. 이불을 덮어 자신을 숨기고자 하는 높은 곳은 확연히 자신의 윤곽을 드러냈다.
봉우리와 능성도 제 선을 드러내고 계곡도 음양을 더욱 확연히 나타냈다. 본연의 모습을 가진 낮은 곳은 그냥 그대로 이것과 저것이 섞여 정확한 구분이 어려웠다.
덮고자 하면 더 드러난다. 삼월의 눈 덮힌 산. 짧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