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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하네 & 남기자와 여기자

by 말글손

난감하네

-장진석

일요일 아침이면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스마트폰 좀 줄이고 운동을 좀 나가면 좋겠다

늦잠은 그만자고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다

텔레비전 그만보고 숙제를 하면 참 좋겠다

일요일마다 엄마의 잔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일요일 아침이면 엄마의 부름이 시작된다

돌돌돌! 세탁기가 멈추면 빨래를 널어주라

꽉꽉꽊! 걸레를 던지며 큰 방을 닦아주라

쪼르르! 시장에서 두부 한 모 사와 달라

일요일마다 엄마의 잔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엄마의 엄마도 나에게 심부름 시키고

엄마도 아들인 나에게 잔소리하고

난감하네. 난감하네. 난감하네에


남기자와 여기자


장진석

엄마와 아빠가 툴툴대는 날이면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집안을 감돈다

엄마는 일기를 쓰면서 남기자고 하고

아빠는 생각을 하면서 여기자고 한다


세상일은 이렇게 남기자는 엄마와

세상일은 그렇게 여기자는 아빠가

툴툴대는 날이면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집안을 감돈다

남기자인 엄마는 남기자고 우기고

여기자인 아빠는 여기자고 우긴다

여씨인 아빠는 여기자고 남씨인 엄마는 남기자다

엄마와 아빠는 둘 다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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