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글손 Apr 17. 2023

이기적인 성장

마을일이 쉽진 않지만, 기운 빠지는 일에는 장사 없다

"선생님, 여기 골목에 작업하러 왔는데요. 커피집에서 마주보는 주차장 벽면은 손대지 말라고 하네요. 자기들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엥? 무슨 소리? 그 벽은 커피집이랑 상관없는데. 커피집은 안하기로 원래 했고."

"자기가 주차장 사장이랑 친한데, 자기 가게 컨셉이랑 안맞으면 안된다고 하지 말래요."


뜬금없는 전화에 막혔던 기가 또 막히고 찼다. 이건 무슨 소리인고? 주민설명회때도 다 들었고, 동의하고, 골목을 깨끗하게 정비해주면 좋다고 해놓고선 이제 와서 자신의 커피집이랑 컨셉을 맞춰달라고? 

젊디 젊은 친구의 반응에 놀라, 직접 찾아갔다.

"사장님. 조금 전에 작가님께 얘기 들었는데 무슨 의미죠?"


주저리, 주저리.


다 쓰려면 단편 소설은 나오겠지만, 그저 단편은 포기하고, 그러면서 나의 에너지를 쏟기도 싫어 하소연만 하고 만다. 언젠가 다시 이 글을 읽을 때는 그때는 나의 생각이 바뀌어 있으려나 모르겠다.


주민자치회 회장이 되고 나서 이런저런 속앓이를 한다. 그래도 훌훌 털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데, 가끔은 기운빠지는 상황을 만날 때마다 이기의 끝이 개인의 성공과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에 환멸을 느낀다. 

그대로 누구 하나의 이익이 아닌 주민의 안전과 편안을 위해, 청소년이 안전한 공간을 위해, 노력을 해야겠다. 

다들 내가 잘한다고 하지만, 실제론 얼마나 불만이 많을까? 그래도 가야지. 가야지. 어차피 2년이면 끝날 일인데. 가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와 그리 바뿌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