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자취생에게 찾아온 손님
"니는 이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시골에서 창원으로 진학을 하면서, 자취생의 일상은 시작되었다. 마산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렸다. 데리러 온다는 형님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반송아파트 2단지 501동 207호로 찾아오라는 말만 들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은 61번 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처음 오는 그 순간. 모든 집들은 하나같이 똑같이 붉은 벽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파트란 곳을 처음 보았다. 수많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벌집보다 흉한 모습으로 덩그런 콘크리트만 눈에 들어왔다. 이런 곳에서 앞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래도 나름 아파트란 곳에 살거란 기대에 마음은 설레었다.
아파트를 한참을 둘러보아도 501동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단지 내를 돌아다니다 높다란 벽에 501이란 숫자가 보였다. 이 곳이 501동이리라. 207호는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2자가 적힌 곳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102, 202, 302, 402, 502. 다섯 개의 층을 오르락 내리며 찾아도 207은 보이지 않았다. 7자를 찾았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서니 열 평짜리 오래된 아파트에 방이 두 개, 그리고 연탄 난로와 코딱지만한 변소가 보였다. 변소에는 변기와 세숫대야가 들어왔다. 그랬다. 그 때는. 그 것이 나의 첫 아파트 생활이었다.
큰 방은 형이 사용했고, 작은 방은 나와 형이 사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외로운 아파트 생활은 시작되었다.
계속......... 갑자기 학생들이 듣기 평가를 할 거라는 엄청난 이야기를 들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