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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한 아들에게 -아버지도 강원도다

by 말글손

훈서야.

오늘은 한주의 두 번째 날인 화요일이다. 피곤했는지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정훈이 태워주고, 할머니 절에 모셔다 드리고 신추산 작은도서관에 ‘노트리움‘이라는 수업 참관을 왔다. 노느니 알바 온 거지.

오늘 수업은 재미있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나의 역할을 인생 무지개로 표현하고 생각해보는 활동, 이어 기적 질문이 세 가지 나왔다.

1.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흔한 질문이긴 하지)

2. 로또 1등 당첨과 연금복권, 즉석 복권이 동시에 당첨되었다면?(이건 복권보다 현명한 자산 형성이 더 나을 것데)

3.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아버지도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번 수업을 들으시는 분들은 조용하면서도 적극적이시구나. 이런 분들과 활동한다면 아주 의미 있을 것 같다. 역시 자발적인 참여의 중요성을 알겠다.

일단 아버지의 생각은 이렇다.
초능력이 생긴다면, 왈가왈부하고 있는 수많은 그들만의 세계의 진실을 파헤쳐 세상에 알리고 싶다. 다들 저들만 옳다라고 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싶다. 물론 허황된 욕망도 채우고 싶고.

복권은 당첨되면 언제나 말했듯,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 더 무대뽀 정신으로 질러 볼 수 있겠지. 산도 가꾸고, 그 속에서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그런 환경 말이지. 도시의 생활이 싫지는 않지만, 자연 속의 삶도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다른 분은 나의 머릿속 생각이 입으로 나올 때 예쁜 말로 나오면 좋겠다고 하신다. 아주 멋진 것 같다.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어. 소리에는 기운이 담겨 있거든.)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지금은 네가 있는 그곳에 가보고 싶다. 너를 만나러. 그리고 지난 시간의 그 어느 곳으로 가고 싶지. 그리고 나의 생각과 행동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한 분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구나.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시는 구나. 아쉬웠던 그 시절로 말이다.

여하튼 이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하루의 절반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살피고 나를 돌아본다. 점심은 집에 가서 된장국에 밥 먹어야겠다. 일상에서 잠시 짬이 날 때 글을 긁적여 보마. 오늘도 너의 하루가 빛나길 바란다.

2025년 9월 23일

마산만이 내려다 보이는 신추산에서 아버지가

신추산 작은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세상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책으로^^

인동장씨 남산공파 감서문중 벌초 2025년 9월 21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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