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전을 보고난 뒤 3층으로 내려왔다. 그곳에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소장품으로 구성된 《풍경을 그려내는 법》을 주제로 한 풍경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예술가들이 그들만의 기법, 재료, 색채를 통해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풍경은 미술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소재 중 하나이다. 동서양 문화의 차이처럼 '풍경'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시선 또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서양의 풍경화는 대체로 풍경의 시각적인 관찰과 분석에 중점을 두지만, 동양의 산수화는 단지 바라보는 것을 넘어 풍경의 사유와 체험을 더욱 중시한다.
미술에서 다루어지는 풍경은 단순히 재현을 통한 표현을 넘어 예술가 개인의 경험이자, 한 시대의 미학과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우리는 같은 풍경을 공유하며 살아가지만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기억하고 기록한다. 흔히 우리 주변의 일상에서부터, 자연경관, 예상치 못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게 된 현 상황처럼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풍경을 기억한다. 총 세 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전시중이다.
1. '풍경의 해석' 평범한 풍경이라도 작가들은 고유한 표현방식과 상상력을 더해 독특한 작품으로 완성한다. 유근택, 유승호, 강운 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재료와 표현 기법으로 완성된 풍경화를 통해 관객들은 작가들의 흥미로운 화풍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2. '시선과 색채' 예술가들은 강렬하고 다채로운 색을 통해 일상의 평범한 풍경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현한다. 예민한 시각적 감수성을 지닌 작가들은 자신들이 체험한 자연의 이미지를 독창적인 색감으로 표현한다. 서용선, 공성훈, 김병종 등의 작품에 나타난 강렬한 색채는 쉽게 지나치는 주변 풍경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매력을 지닌다. 3. '재료의 변형' 예술가들은 평면에 그려지는 풍경화를 뛰어넘어 영상 및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하여 새로운 풍경화를 완성해낸다. 황인기, 황선태, 이명호 등의 작품은 표현 매체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형식의 풍경을 보여준다.
3층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도 있다. 화~금 오후 13:00~15:00 에 1일 1회 개방하며 토, 일, 공휴일, 미술관 휴관일에는 미운영한다. 내가 간 날은 토요일이어서 개방일이 아니어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된 내용들이 있어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구경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동아시아 최초 미술품 분야별 전문 보존시설을 구축하여 국가미술품 종합 보존 센터 및 과학감정기구로 자리매김하고자, 3층에 유화작품보존처리실과 유기, 무기분석실 3개실 개방을 통해 관람객과 보존과학자가 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였다. 또한 보이는 보존과학실의 진입로는 미술 작품의 재료, 보존처리 방법 등이 설명 된 홍보물이 전시되어 보존과학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2층으로 내려가면 편히 앉아서 쉴 수 있는 고객쉼터와 작은 도서관이 있다. 또한 의자에 앉아서 수장고 안의 그림들을 바라볼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가 있으니 그곳도 들러보실만 하다.
'풍경을 그려내는 법'전시는 2021년 말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올해가 가기 전에 가슴이 툭 트이는 풍경화들로 세상 곳곳의 풍경을 편안하게 보는 것과 더불어 작가에 의해 새롭게 재창조된 다양한 질감의 풍경화도 감상해보시길~!
* 그림별로 설명 추가했어요^^
가운데 작품 ㅡ 공기와 꿈. 강운
달빛. 이재삼. 캔버스에 목탄으로 작업
교차된 공간_광화문. 이귀영
뇌출혈. 유승호
별이 흐르는 동해. 김진열
숲에서_12세의 자화상. 김병종
푸른 풍경. 최소영. 청바지의 소재인 데님천으로 만들어 질감이 독특하다. 최소영은 청바지작가로 불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