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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Jul 26. 2021

기운이 좋은 집

배우 정은표가 달리 보이네~

나는 정리하고는 거리가 먼 편에 속한다.

이에 관해선 전에 '결벽증 시어머니와 사는 법 '에서도 자세히 쓴 바 있다. (브런치북. 고부만사성 2.1화)

https://brunch.co.kr/@malgmi73/86


그래서 집안이 그닥 깔끔한 편은 아닌데

두 달에 한 번씩 집소독을 하러 오시는 분이

어느날 우리집을 다녀가며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 집은 뭔가 참 따스한 기운이 느껴져요."

기분 좋은 칭찬이지만, 우리집에 진짜 그런 기운이 있나? 싶어서 어리둥절했던 그 말씀이 그 뒤로 집에 큰 일이 생길 때마다 불현듯 떠오르곤 했다. 그리고


'우리집엔 좋은 기운이 서려있으니까, 잘 될 거야!'

하는 굳은 믿음이 높은 삶의 파도에 휩쓸려 무너지지 않게 나를 지탱해주었다. 비록 근거 없는 믿음이었지만 플라시보효과처럼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해갈 수 있는 힘이자 위로가 되어준 것이다.

오늘 새벽, 위로가 되는 그 말을

다시금 생각나게 해주는 글을 접하게 되었다.

'기운이 좋은 집'은 무엇도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만듭니다. 기운이 좋은 집이라는 것 역시 궁극적으로는 거기에 사는 사람의 마음에서부터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언제나 공간을 공간답게 만드는 것은 그곳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ㅡ  이지영 /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은 tvN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 출연하며 공간 크리에이터로 널리 알려진 분이다. 그녀가 방송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인테리어·정리수납 노하우를 비롯해 죽은 공간을 되살리고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공간 재구성의 모든 것을 담은 책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에 나온 내용이다.


‘정리왕 썬더 이대표’로 불리며 수많은 이들의 집을 더욱 편안하고 가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는 저자는 학창 시절 IMF로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험을 한 후에 ‘집’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결혼 후 신혼집에서 취미 삼아 해본 인테리어와 가구 리폼이 주위에 입소문 나기 시작하며 공간 컨설팅·크리에이팅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책에는 실용적 정리 노하우와 저자가 수년간 경험한 다양한 공간 재구성 에피소드가 소개되는데, 이를 통해 ‘공간’뿐 아니라 ‘인생’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소개글과 세바시 강연에서도 그녀가 강조하

"물건을 비우면 공간이 보이고

공간을 비우면 사람이 보인다."

처럼 우리 삶의 기본 3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공간을 담당하는 집을 정리하다보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보일 수밖에 없으리라.

집의 기운을 만드는 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이라는 사실, 그래서 좋은 기운이 서린 집을 만들려면 긍정적인 마음과 자세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짚고 넘어갈 또 하나의 사실은 배우 정은표의 새로운 발견이다.

'기운이 좋은 집'의 예로 배우 정은표 씨가 나온다. '정은표'라는 이름만으로 얼른 그 배우을 떠올리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정도로 유명한 배우는 아닌데,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을 보며 어떤 배우이며 어떻게 자녀를 키웠는지 궁금해 검색해보게 되었다. 10년 전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프로에 나왔을 당시의 기사가 있어 그 기사 가운데 일부를 편집해 소개한다.(2011년 10월 7일 / 엔터미티어 칼럼니스트 정석희)

좋은 기운을 만드는 집, 아이를 잘 키우는 집은 확실히 부모가 낙천적이며 애정이 넘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기운이 감도는 집을 만들고,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재밌고, 신나게' 살아야겠다.


정은표 가족은 별 목표 없이 그저 화기애애하니 재미있게 지내고 있을 뿐이었다. 굳이 가리는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먹이려 드는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따로 뭘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주길 바랐던 것도 아니다. 아이들 말마따나(MC들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이렇게 머리가 좋아지느냐고 묻자 아이들의 대답이 우문현답이다. “우리 아빠가 자유롭게 키워주셔서 그런 건데요? 그냥 풀어놔요, 강아지처럼.” ) 자유롭게 내키는 대로 한데 뒤엉켜 살을 부딪치며 살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레 남다른 IQ를 갖게 된 것.(지웅이는 IQ 167, 하은이는 156)

그렇다면, 과연 누구나 정은표 씨네 가훈 ‘재밌고, 신나게’에 따라 살다보면 영재가 될 수 있는 걸까?

그럴 리가 있나. 따로 목적이 있는 ‘재밌고, 신나게’여서야 정말 즐거울 리 없다.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어머니 김하얀 씨의 유쾌함에 있었는데 한 여성의 긍정적이고 지혜로운 품성이 어떻게 한 남자를 바꿔놓는지, 그리고 어떻게 자녀들을 머리 좋고 사회성 좋게 길러내는지, 김하얀 씨는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김하얀 씨를 만나던 서른일곱 살까지 정은표 씨는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가난한 무명의 배우이자 혼기를 놓친 노총각일 뿐이었다. 그러나 정은표 씨의 연극 무대를 보고 한눈에 반해 12살이나 어린데도 먼저 프로포즈했다는 김하얀 씨는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면 ‘이 남자가 어떻게 내 남자가 됐지’하며 바라본단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김하얀 씨와의 결혼으로 10년이 흐른 지금, 정은표 씨는 좋은 아빠의 대표로 급부상하게 됐다.

<좋은 아침>을 통해 보여준 가족의 모습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아이들을 향한 아빠의 무한 애정 표현이었는데, 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감성어린 사랑이 바로 아이들 교육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정은표, 어떻게 ‘좋은 아빠’의 대명사가 됐을까[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중에서


http://www.entermedia.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8


* 이지영 대표의 세바시 강연 영상

https://youtu.be/uzy3lSM0DQ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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