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5년에 올레웹툰으로 연재 당시 관심있게 보았던 이지현 작가님의 만화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2021 만화독립출판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주문한
[펜션 타나토스]
책은 금요일에 도착했는데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느라
월요일에야 완독했다.
죽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자살을 도와준다는 산 속 펜션에 모인다. 평온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펜션 담당자들의 처음 약속과는 달리 그들은 잔인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고, 이런 잔인함에 놀란 손님들은 펜션에서의 탈출을 시도한다. 죽고 싶은 자, 죽이려는 자,
살리려는 자가 쫓고 쫓기는 하룻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속에서 죽기 위해 들어와 살기 위해 싸우던 상은은 오래전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찾는다.
자살률 1위의 한국에서
왜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이며, 상처 입은 치유자인 '운디드 힐러'의 활약이 빛나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 작품 연재 당시 생존률이 낮은 간암 판정을 받은 상태였기에 생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몰라서 세상에 전하고픈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담으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스릴러지만 철학이 담겨있고, 철학만화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특히 책 마지막의 타나토스 특별편에는 작품에 넣으려다 만 개그버전들을 친절하게 묶어놓으셨다^^)
어떤 철학적 내용이 담겨있는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마감에 열중하다보니 간암도 어느새 완치되었다고 하는 작가 후기를 보니, 작품 따라 작가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설처럼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를 세상에 전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작가 자신마저도 살린 게 아닌가 한다.
책 읽다보면 언뜻 '오징어 게임'도 떠오르는데, 이 만화가 드라마 '오징어게임'보다 먼저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한 사람만 남고 나머지는 다 죽어야 끝나는 살벌한 '오징어게임'과 달리, '펜션 타나토스'에서는 하나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죽었고, 그것마저도 따스한 반전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