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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Jan 18. 2022

솔바람 소리 들으며 걷는 해변길

서천 비인해변

서해 바다를 보러 가자는 남편을 따라

새해 둘째 날은 서천 비인해변에 다녀왔다.


비인해변은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에 있는 해송림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서천의 서부지역이며, 비인면 소재지에서 2㎞ 지점에 위치해 있다.

아름다운 동백꽃으로 유명한 마량리 동백숲과 동백정,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마량포구가 바다 건너 맞은편에 보이고, 서면에 위치한 춘장대 해수욕장이 산모롱이를 지나서 있다. 마량이나 춘장대는 자주 갔는데, 그곳에서 차로 10여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비인해변은 올해 처음 와봤다.

비인해변은 해변의 길이가 2.5㎞, 폭이 700m로 광활하고 경사가 완만하며, 해송림이 길게 펼쳐져있어 해수욕장으로서 최적의 자연환경이라고 한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 때면 2∼3㎞의 갯벌이 펼쳐져 해수욕장 앞바다에 위치한 무인도인 쌍섬·할미섬까지 걸어갔다 올 수 있다. 최근에는 방파용 돌로 연결하여 밀물 시에도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땐 물이 너무 높게 차올라서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해변에 물막이용 방파제를 길게 축조한 풍경이 이색적이었는데, 이 때문에 모래가 유실되는 해안 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다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이곳은 정식 해수욕장으로 지정·관리되지는 않지만 솔밭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야영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마련되어 있어 솔밭 곳곳에 캠핑족들이 텐트를 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겨울에도 이 정도이니, 봄부터 가을까진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비인해변을 찾을까 싶었다.

또한 이곳은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최근 선도리 쌍도를 중심으로 비인만 갯벌체험 관광마을이 조성되어 갯벌 체험지로 유명해지면서 비인해변은 바지락과 맛을 채취하려는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해변가에서 영업하는 식당이나 카페 한 켠에는 해루질에 쓰이는 장화, 호미, 바구니를 3천 원에 대여한다는 푯말이 눈에 띄었다.


비인해변에 올라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할미섬과 쌍도를 품고 넓게 펼쳐진 서해 바다 위로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일몰 때를 기다렸다 해지는 풍경을 보기에 딱 안성맞춤인 곳이다. 할미섬은 작은 무인도이며, 해질녘 그 너머로 지는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섬에는 옛날에 할머니 한분이 살고 계셨는데, 물이 빠지면 뭍으로 나왔다가 물이 들어오기 전 섬으로 들어가며 살았다고 해서 섬의 이름이 할미섬이라고 한다.

할미섬 펌사진
쌍도

우리는 비교적 사람들이 없는 쌍도 쪽으로 걸었다. 솔밭 옆의 산책로를 걷다 보니, 한쪽으로는 솔바람 소리를 듣고, 한쪽으로는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어 귀호강이 따로 없었다. 어릴 때 겨울이면 엄마와 동생들과 함께 집 가까운 산으로 나무를 하러 다니곤 했다. 그때 그 산에서 듣던 솔바람 소리가 그대로 느껴졌다.

야외공연장이 마련된 곳까지 가서 바다 건너편의 마량포구와 동백정을 쳐다본 뒤 차로 돌아와서 장포항 쪽으로 가다 보니 중간중간 멋진 풍경이 있어서 내려서 구경하며 실컷 서해바다를 눈에 담았다.

잔잔한 바다 위에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을 보는 것만으로 그저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힐링의 공간이었다.


부근에 고려시대 유적으로 보물 제224호인 비인 5층 석탑, 지방 유형문화재 126호인 비인 향교가 있다는데 이번엔 시간이 없어서 돌아보지 못했다. 한 번 발을 텄으니 다시 또 비인해변을 다니러 가면서 유적들도 함께 둘러봐야겠다.


* 비인해변의 자세한 소개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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