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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Jan 23. 2022

가슴이 탁 트이는 사진 명소

문경 경천호

뭔가 답답한 마음이 들 때

바다까지 멀리 갈 시간은 안 되고,

힘들게 높은 산봉우리까지 올라갈 체력도 안 될 때,

훌쩍 차를 타고 예천-문경-단양으로 이어지는 59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경천호.

오미자 산지로 유명한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의 경천호 일대는

자연경관이 빼어난 문경의 8경(景) 중 하나랍니다.

동로면 인곡리 447번지에 위치한 경천호는 낙동강 지류인 금천을 막아서 만든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로 물이 맑고 수심이 깊은 광활한 호수예요. 풍부한 저수량으로 고산, 봉동, 경천 일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농업용 호수이지요.

항공샷 by 문경시청

1983년 6월에 착공하여 3년 6개월 간의 공사 기간과 602억 원을 들여 1986년 12월에 준공한 경천댐 덕분에 생긴 호수랍니다. 경천댐은 총저수량 2822만 톤으로 3,400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이 지역의 젖줄이지요.

본래 물이 있는 곳에는 전설이 많듯이 경천호 역시 이곳에 얽힌 전설이 경천호 댐 축조와 연결되어 재미난데요,

문경 동로면 수평리에서 3대째 머슴살이를 하던 단양장씨(丹陽張氏)가 있었다고 해요. 천주사의 수도승이 알려준 대로 당대에 천석꾼이 난다는 명당자리에 묘를 쓴 후, 9대까지 주손(主孫)은 이곳을 찾지 말라는 말에 따라 예천으로 이사를 가자 가산이 늘기 시작하여 부자가 되었다고 해요.

 

댐의 제방 장소를 장씨의 묘소로 정하고 수십 개소에 암반층 탐사작업을 벌였지만, 지하 18m를 내려가도 암반층을 만나지 못해 지금의 위치에 축조를 하였는데, 이후 담수를 하자 댐의 물이 묘소 앞까지 차 들어와 명당에 걸맞은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수평리를 예전부터 무드리라 하였는데, 수평(水平)이라는 지명이 암시하듯 '물들'이 되었고, 수한리는 무랑 곧 '물안'이 되었답니다. 수백 년의 세월이 흘러 댐으로 수몰될 운명의 마을 지명을 오래전에 '수평리'라 부른 옛 선인들의 선견지명이 놀랍기만 합니다.

봄이면 철쭉꽃이 댐 주위를 아름답게 수놓고 여름에는 수상스키의 멋진 질주가 벌어지며 가을에는 천주산(836m)의 단풍과 호수의 낙조가 장관인 이곳은 댐이 축조되기 전부터 메기·피라미·꺽지 등 담수어의 1급 낚시터였다고 해요. 댐이 완공되면서 생긴 경천호 역시 맑은 물과 주변의 수려한 경관으로 문경 8경에 이름을 올렸으며, 피서지를 겸한 낚시터로 유명하답니다.

경천호를 소개한 표지판이 서있는 곳에서 정면에 위치한 섬은 돌문섬으로 불리는데, 경천호가 생기기 전 돌문안이라는 마을이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경천호를 대표하는 풍경이며, 호수 안의 섬이 지닌 색다른 정취가 매력입니다. 이 표지판 앞에 차 서너 대쯤 댈 수 있는 작은 주차장이 마련되어있어, 드라이브하다 잠시 차에서 내려 고즈넉하게 풍경을 즐기기에도 좋구요

천주산이 호수에 투영되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하여 조성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요.

사진 찍기에도 좋지만

답답한 마음을 풀어놓기에도 참 좋은

문경 경천호.


주말에 드라이브 삼아

한 바퀴 둘러보시면 어떨까요?^^



* 경천호는 자주 찾는 곳이다 보니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찍은 사진들이 이것저것 짬뽕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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