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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Feb 18. 2022

호반의 낭만을 즐기는 오백미 황새코스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

평일 점심시간에 '호반낭만길'이라는 멋들어진 별칭이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을 다녀왔어요. 대청호 오백리길을 걷는 사람들 모두가 대청호 오백리길 21개 구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는다고 해요. 그래서 평일에도 이 구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2021년에 나온 대청호를 주제로 한 우표에 실린 사진도 바로 4구간의 한 장소이지요.

남편은 휴가지만 저는 일이 있는 날이라 전구간을 다 걷지는 못하고, 가볍게 드라이브나 하려다가 중간에 못 가본 곳이 있어 30여분 가량 걸었답니다.


4구간은 총 12.5km이고, 전 구간을 다 걸으려면 약 6시간이 소요된다고 해요. 이 구간을 다 걸어보신 분의 기록에 따르면 조금씩 다른데, 이는 개인의 보폭과 걷기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요?

코스를 잠시 요약하면 아래와 같아요.


대전 동구 윗말뫼(출발점 주차장. 더 리스+테라베오 인근)- B지구. 들마루식당(1.0km)- 드라마 촬영지(1.4km)- 가래울마을(1.4km)- 대청호자연생태관(1.3km)- 습지공원 - 추동 취수탑(0.6km)- 황새바위(1.7km)- 연꽃마을(0.6km)- 원주산(0.5km)- 금성마을 입구(1.1km)- 엉고개(1.8km)- 제방길- 신상교(1.1km)

구간안내를 보시면 중간에 드라마 촬영지가 있는데요, 대청호 오백리길 통틀어서 가장 핫한 곳이지요. 인스타 같은 곳에 대청호 오백리길을 치면 아마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진이 바로 이곳에서 찍은 걸 거예요.


다소 황량해보이는 강모래 위에 몇 그루의 나무가 있고, 호수변의 끝자락에 서면 대청호를 품은 산들 사이에서 고요하게 손님을 맞아주는 호수전망이 일품인 이곳에서  드라마 '슬픈 연가'(김희선, 권상우, 연정훈/2005) 외에도 영화 '역린'(현빈, 정재영, 조정석/2014), '7년의 밤'(장동건, 류승룡, 송새벽/2018), '창궐'(현빈, 장동건, 조우진 /2018) 등을 촬영했답니다.

2010년 전후에는 당시 유/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과 함께 돗자리 펴놓고 싸온 음식을 먹으며 소풍을 줄기던 한적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이곳을 찾는 분들이 많아 주말엔 좀 북적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돗자리 펴놓고 여유를 즐기는 가족들이 늘 있는 곳이구요.

드라마 촬영지로 가는 길목에 '마산동 쉼터'란 곳이 생겨서 여기에 주차하고 20여 분만 걸으면 닿을 수 있어 접근성도 좋답니다. 이 쉼터가 생기기 전에는 대청호자연생태관이 있는 추동마을 앞에서 이어지는 긴 산길을 따라가야 했는데,  이 길은 수량이 늘어나면 대청호에 잠겨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지는 곳이라 매번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었어요. 마산동 쉼터가 생긴 뒤로 이 길은 이젠 거의 찾는 사람들이 없어 갈대숲이 깊이 우거져있더군요.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호반낭만길)은 마산동 윗말뫼에서 시작돼요. 윗말뫼 주차장에서 걷기 시작해 레스토랑 '더 리스+테라베오' 수변을 따라 접어들어 갈대밭과 대청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S자 갈대밭이 나와요.


'슬픈연가'를 촬영했던 드라마 촬영지를 걸어 다시 들어왔던 길로 나와 취수장이 보이는 야트막한 산길로 들어섭니다. 한적한 산길을 약 10분 정도 걸어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하는데요, 작은 만이기 때문에 계속 전진할 수가 없답니다.



취수장 풍경을 둘러보고 가을이면 국화축제가 열리는 가래울마을(추동)로 향해요. 마을 이름에 가을 秋가 들어가 있어서 국화축제와 잘 어울리는 마을이죠. 이 마을 위쪽엔 대청호 자연생태관도 위치하고 있어 아이들과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대청호에 대해 알아볼 수 있어요.

가래울마을을 지나 계속 길을 걷다 보면 연꽃마을(주산동)이 나온답니다. 바로 우리가 이번에 간 곳인데요, 연꽃마을엔 여름이면 여러 종류의 연꽃들과 곤충들을 볼 수 있고, 대전의 유명한 화가이신 송영호 화실도 구경할 수 있답니다

한편 이곳은 '오백미 황새코스'이기도 해요. 대전광역시 동구에서는 아름다운 대청호반 동구 구간 중 경관이 특히 아름다운 5개의 백미(白眉)를 오백미로 선정했는데요, 현 위치는 대청호반을 따라 연꽃마을로 가는 길에 황새바위를 볼 수 있어요. 황새바위는 모양이 새를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바위 옆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시원하고 아름다운 대청호 경치를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황새 코스 구간은 3km이며 순환코스예요. 양짓말→황새바위→ 샘골농장→마로니에→ 양짓말

대청호 호반길 드라이브를 20년 가까이 해왔으면서도 주산동 연꽃마을은 이번에 처음 가봤어요. 겨울이라 연꽃을 볼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는 곳이었어요. 이런 곳을 왜 몰랐지? 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열심히 구경했답니다.

연꽃마을 건너 툭 튀어나온 곳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어 처음엔 저기서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하나 보다 했지요. 그런데 맞은편 물가까지 가서 보니,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서 불경 외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봐선 돌아가신 분을 위한 만가인 듯했어요.


구슬픈 만가가 잔잔한 호수 위에 윤슬처럼 퍼지는

대청호 위에서 고즈넉한 여유를 즐기고 온 호반낭만길.

그동안은 더 리스, 슬픈 연가 촬영지, 대청호자연생태관으로만 기억하던 4구간에 이젠 연꽃마을까지 추가되었네요. 연꽃이 활짝 피는 여름이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곳. 벌써부터 여름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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