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 햇빛이 드는 길로만 다니며 세상에 처음 나온 사람인 양 꽃구경을 했다. 확진받던 날 막 피기 시작하던 개나리는 이제 만개했고, 목련은 활짝 피어서 어느덧 떨어지기 시작하고, 벚꽃은 한 줄에 졸로리 섰어도 어느 나무는 활짝 폈고, 어느 나무는 이제 피기 시작하고, 어느 나무는 반 정도 피어있는 등 제각각이었다.
도서관 뒤편에 있는 교회에 꽃들이 만발했길래 그쪽으로 가니, 교회를 빙 둘러싸고 벚꽃, 배꽃, 앵두꽃, 수선화, 목련이 화사하고 옆산에는 분홍 진달래, 노란 생강나무꽃, 하얀 산목련과 벚꽃이 피어나 꽃대궐이 따로 없었다.
안 그래도 봄을 맞이해 예뻐진 풍경이
오랫만의 자유와 함께 누리니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혼자서 봄의 절정을 앞둔 풍경을 한껏 즐긴 뒤
차로 돌아오는데 집으로 들어가기가 싫을 정도였다.
그래도 장 본 것들로 반찬 만들고,
이것저것 저녁준비하려면 돌아와야 할 시간.
무엇보다 밭을 배정받은 이후 계속 방치중인 텃밭에 들러서 이웃들이 구획해주신 내 밭을 확인하고, 몇 가지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이제부터 열심히 감자 심고,
쌈채 모종 심고, 토마토 가지 깻잎 고구마 등속을
차례차례 순서대로 심어서 잘 가꿔봐야지.
농기구를 보관하던 쉼터 있던 땅의 소유자가 바뀌면서
이젠 쉼터를 쓸 수가 없어서 농기구를 다 들고 다녀야하고, 구청에서 매년 해주던 농기구 지원도 안 되서, 몇 가지 농기구는 따로 사야 할 형편이긴 하지만
어떻게 하다 보면 방법이 생기려니~ 한다. 올해는 또 어떤 만남과 즐거움이 텃밭에서 나를 기다릴지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