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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Apr 05. 2022

식목일의 텃밭나들이

자가격리해제 후 첫 외출!

코로나 확진 이후

7일간의 자가격리가 끝나고

오늘 드디어 첫 외출!


그 사이 3월에서 4월이 되었고,

계절은 완연한 봄이 되어

사방 곳곳에서 꽃소식이 들려왔다.


멀리까지 갈 필요도 없이

창문만 열고 내다보면

저기 아래 목련에 하얀 꽃이 벙긋 피고,

저 멀리 처진올벚나무에 분홍 꽃이

방실방실 웃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러나 나는 자가격리자로소이다!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직접 나가서 볼 수는 없는 상황.


전국 곳곳의 지인들을 통해

만개한 벚꽃들이 사진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것으로

랜선여행하며 대리만족하다가

오늘 드디어 보았다!


일교차가 크다고 하여

온도가 가장 높이 오른

오후 시간을 택해 외출을 감행했다.


한동안 장을 보지 못해서

끼니에 필요한 물건들도 살겸

격리기간중이라 반납하지 못한

도서관 책들도 반납하기 위해

한짐 싸들고 나가니,

오후 2시가 넘었어도

바람은 좀 쌀쌀한 느낌.


그래도 온전한 햇빛을 받는 곳은 따스했다.

되도록 햇빛이 드는 길로만 다니며 세상에 처음 나온 사람인 양 꽃구경을 했다. 확진받던 날 막 피기 시작하던 개나리는 이제 만개했고, 목련은 활짝 피어서 어느덧 떨어지기 시작하고, 벚꽃은 한 줄에 졸로리 섰어도 어느 나무는 활짝 폈고, 어느 나무는 이제 피기 시작하고, 어느 나무는 반 정도 피어있는 등 제각각이었다.


도서관 뒤편에 있는 교회에 꽃들이 만발했길래 그쪽으로 가니, 교회를 빙 둘러싸고 벚꽃, 배꽃, 앵두꽃, 수선화, 목련이 화사하고 옆산에는 분홍 진달래, 노란  생강나무꽃, 하얀 산목련과 벚꽃이 피어나 꽃대궐이 따로 없었다.


안 그래도 봄을 맞이해 예뻐진 풍경이

오랫만의 자유와 함께 누리니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혼자서 봄의 절정을 앞둔 풍경을 한껏 즐긴 뒤

차로 돌아오는데 집으로 들어가기가 싫을 정도였다.


그래도 장 본 것들로 반찬 만들고,

이것저것 저녁준비하려면 돌아와야 할 시간.  

무엇보다 밭을 배정받은 이후 계속 방치중인 텃밭에 들러서 이웃들이 구획해주신 내 밭을 확인하고, 몇 가지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이제부터 열심히 감자 심고,

쌈채 모종 심고, 토마토 가지 깻잎 고구마 등속을

차례차례 순서대로 심어서 잘 가꿔봐야지.

농기구를 보관하던 쉼터 있던 땅의 소유자가 바뀌면서

이젠 쉼터를 쓸 수가 없어서 농기구를 다 들고 다녀야하고, 구청에서 매년 해주던 농기구 지원도 안 되서, 몇 가지 농기구는 따로 사야 할 형편이긴 하지만

어떻게 하다 보면 방법이 생기려니~ 한다. 올해는 또 어떤 만남과 즐거움이 텃밭에서 나를 기다릴지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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