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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Nov 17. 2022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세상에서 제일 높이 자라는 꽃 타이탄 아룸

7년을 기다려

넉 달을 잠들었다가

단 이틀을 피우는 꽃이 있답니다.


일명 '시체꽃'이라 불리는 '타이탄 아룸(titan arum)'이랍니다. 11월 16일 밤 EBS 다큐프라임' 식물의 짝짓기'에 나온 식물 중에서 아주 인상적인 꽃이었죠.

학명이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Amorphophallus titanum)인 시체꽃은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고유종이라고 해요. 적도 부근의 열대우림에 자생하며, 지금은 세계 각지의 식물원 등지에서 재배되는 인기작물이지요. 향기 대신 썩은 내를 풍기는 이 꽃은 7년에 한번 씩 개화하고, 또 개화 시기가 이틀정도 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또한 마치 하나의 꽃으로 보이는 3m높이의 거대한 꽃대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 생김새도 독특하지만 꽃에서 풍기는 심한 악취는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독해서 세계 각지의 온실에서 재배하는 표본이 개화할 때마다 화제가 된다고 해요.


꽃대와 잎이 큰 만큼 알줄기는 그만한 양분을 저장할 수 있어야 해서 시체꽃은 식물 중 가장 큰 알줄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무게가 100kg에 이른답니다. (런던 큐 왕립식물원에 있는 표본의 알줄기는 91kg의 무게를 기록한 적이 있어요)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땅에서 돋은 하나의 싹이 잎이 나고, 쑥쑥 자라서 갑자기 팩 스러졌다가, 오랜 기다림쁱에 쭉쭉 자라서 꽃이 피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었는데요,

단 하나의 잎이 땅속 알줄기에서 돋아나며 잎자루는 원기둥 모양이고 흰색 또는 연한 녹색의 반점이 있어요. 다 자라면 높이 6m, 폭 5m 정도까지도 된다네요.


잎은 완전히 3갈래로 갈라졌다가 다시 2-3번 갈라지고 각각 깃꼴로 갈라지는데요, 크기가 워낙 커서, 나무가 여러 개의 잎을 단 것처럼 보인답니다.


7년간 이렇게 자라다가 알줄기에 어느 정도의 양분이 모이면, 줄기를 꺾고 넉 달간의 휴면기를 거치는데요, 왜 그런고 하니 높이높이 꽃대를 올리기 위해서죠.


처음에는 꽃대가 불염포에 싸여 있다가 꽃대가 성숙하고 꽃이 필 때쯤 불염포가 열리게 되는데 이때 꽃대(육수꽃차례)의 크기는 자생지에서 3m에 달한답니다. 꽃대에서 썩는 동물 사체의 냄새가 1km 바깥까지 나며, 딱정벌레, 쉬파리 등을 끌어들여 꽃가루받이(수분)를 해요.


암수 한그루이며 불염포로 싸인 꽃대의 밑부분에 수꽃과 암꽃이 위아래로 연속해 육수꽃차례로 달리는데 암꽃이 먼저 피고, 1~2일 후에 수꽃이 핀답니다. 이는 꽃의 자가수분을 막기 위해서라고 해요. 암꽃이 진 자리에는 주홍색 장과가 열린답니다.


자신의 2세를 퍼트리기 위해

반경 1km까지 파리와 딱정벌레들이 좋아하는 냄새를 풍겨서 이 곤충들을 유인해 수분을 하는 타이탄 아룸. 발이 안 달려서 어디로 이동하지 못하는 대신 이렇게 놀라운 방법으로 원하는 동물들이 가까이 와서 자기도 모르게 가루받이를 하게 만들다니, 식물들은 알고보면 참 똑똑하지 말입니다^^


그리고 이틀의 개화시기를 위해 7년을 준비하는 타이탄 아룸의 철저한 준비성에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오늘 수능시험 보는 학생들도 따지자면 초등생때부터 시작해 12년간 준비해온 실력을 오늘 하루만에 펼치는 것인데요, 부디 꼭 좋은 성적 얻어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 또다른 시체꽃 라플레시아

라플레시아(Rafflesia)는 동남아시아의 섬과 말레이 반도 등에 분포하는 라플레시아과의 기생식물로 세계에서 냄새가 가장 심한 꽃으로 알려져있어요. 라플레시아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말레이시아 사바주 그리고 태국의 수랏타니 반도의 상징화예요.


'시체꽃'이라는 이름 때문에 간혹 '타이탄 아룸'과 혼동이 되기도 하지만, 라플레시아는 세상에서 제일 큰 꽃, 타이탄 아룸은 세상에서 제일 높이 피는 꽃으로 기억하면 될 것 같아요.


라플레시아는 줄기 잎 심지어 뿌리도 명확히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덩쿨식물의 줄기에 얇은 조직을 침투시켜 영양분을 흡수하며 성장한다고 해요. 육안으로는 단지 5장의 잎만이 관찰 가능해요. 종에 따라 다르지만 개중 크게 성장하는 종(Rafflesia arnoldii 종 등)은 꽃의 지름이 1m 이상, 무게 또한 10kg에 육박하게 성장한답니다. 가장 작은 종(R. baletei)이라 하더라도 지름이 12cm 내외라고 하니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크기이죠. 단일 꽃 중 가장 큰 종이 바로 라플레시아의 한 종류인 '라플레시아 아르놀디이'라고 해요.


크기나 성장방식 만큼 독특한 것이 바로 이 꽃의 번식인데, 개화가 되면 지독한 냄새를 풍겨 파리를 유혹해요. 그 냄새가 시체가 썩는 냄새와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송장화(시체꽃)' 또는 '고기꽃'이랍니다. 악취는 파리나 딱정벌레등 암모니아 향취를 좋아하는 벌레들을 유혹하고, 벌레들은 꽃가루를 암꽃에서 수꽃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해요.


꽃의 씨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나무 두더쥐나 기타 동물에 의해 과육이 먹혀지고 씨가 퍼지는 것으로 추정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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